
귀가 아프고 고름이 나오던 43세 남성의 목이 점점 부어올랐다. 피부가 헐고 여러 곳에서 고름이 흘러나오자 의료진은 목에 난 종기를 의심했다. 그런데 검사에서 밝혀진 원인은 귀에서 시작된 감염이었다. 염증은 귀 뒤쪽 뼈를 손상시키고 목 깊숙이 퍼져 있었다.
말레이시아 사라왁종합병원 E. F. 랄파엘라 등 연구진은 이 희귀증례를 지난 20일 국제학술지 《의학 증례보고 저널(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s)》에 발표했다.
귀 아프고 목까지 부어⋯CT에서 드러난 감염 경로
남성은 2주 동안 왼쪽 귀 통증과 고름, 발열, 목 부종을 겪었다. 특히 마지막 일주일 사이 목이 빠르게 부풀었다. 피부 일부가 괴사하면서 여러 구멍으로 고름이 흘러나왔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가운데귀와 귀 뒤쪽 뼈인 유양돌기에 심한 염증이 있었다. 뼈 일부가 손상됐고, 염증은 목 뒤쪽 근육 사이까지 번져 최대 13.1cm에 이르는 고름집을 만들었다.
의료진은 이를 '베졸드 농양'으로 진단했다. 농양은 조직 안에 고름이 고인 상태를 말한다. 베졸드 농양은 가운데귀에서 시작된 감염이 귀 뒤쪽 뼈를 거쳐 목 깊은 근육 사이로 퍼지면서 생기는 드문 질환이다. 피부에 생기는 일반적인 종기와 달리 몸속 깊은 조직까지 감염이 번진다는 특징이 있다.
응급수술로 고름 제거⋯몰랐던 당뇨병도 발견
의료진은 응급수술로 감염된 조직을 제거하고 고름 약 80mL를 빼냈다.
고름을 검사하자 폐렴간균이 나왔다. 목 피부가 심하게 손상돼 첫 수술 42일 뒤에는 사타구니에서 떼어낸 피부를 이식했다. 4개월 뒤 상처는 잘 아물었고 감염 재발도 보고되지 않았다.
입원 당시 혈당이 매우 높았던 남성은 검사 과정에서 당뇨병도 진단받았다. 연구진은 높은 혈당이 감염에 대한 방어력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이번 사례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귀 감염이 목 깊숙이 번지는 일은 드물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청력 손상이나 뇌수막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귀에서 고름이 나오면서 열이 나거나 귀 뒤·목까지 붓는다면 신속히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감염이 악화될 위험이 있어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