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 (월)

“표적항암제도 듣지 않는 폐암”⋯두 약 함께 쓰니 생존기간 5개월 늘었다

아스트라제네카, 임상 3상⋯내성 생긴 EGFR 변이 폐암 환자, 사망 위험 32% 감소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전경. 사진=아스트라제네카

폐암 표적항암제로 치료받다가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두 가지 표적항암제를 함께 투여했더니 기존 항암화학요법보다 생존기간이 약 5개월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암이 진행되거나 사망할 위험도 45% 낮아져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25일(현지시간)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6)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임상 3상(임상명 'SAFFRON')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도 동시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유전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가운데 기존 표적항암제인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으로 치료받다가 암이 다시 진행된 환자 33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에 관여하는 MET 단백질이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지거나, 이를 만드는 유전자의 수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환자들이다.

EGFR 변이 폐암은 암세포의 성장 신호를 전달하는 EGFR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 폐암이다. 오시머티닙은 이러한 신호를 차단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그러나 치료를 지속하다 보면 암세포가 MET 단백질 등을 이용해 다른 경로로 성장 신호를 전달하면서 약에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표적항암제만으로는 암의 진행을 억제하기 어려워진다.

연구진은 이러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오시머티닙에 MET 억제제인 사볼리티닙(제품명 오파시스)을 추가하는 병용요법을 평가했다. 두 약물은 모두 먹는 약으로, 서로 다른 암세포 성장 신호를 동시에 차단하는 방식이다.

연구를 통해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17.8개월로 기존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의 12.9개월보다 4.9개월 길었다. 사망 위험도 항암화학요법군보다 32% 낮았다.

암이 더 진행하지 않고 유지된 기간을 뜻하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병용요법군이 7.6개월로 항암화학요법군(5.4개월)보다 2.2개월 길었다. 암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45% 감소했다.

3등급 이상의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병용요법군 64%, 항암화학요법군 63%로 비슷했다. 다만 두 군 모두 중증 이상반응 발생 비율이 높아 실제 치료에서는 환자 상태에 따른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기존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폐암 환자에게 내성의 원인을 겨냥한 추가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는 EGFR 변이가 있고 오시머티닙 치료 후 MET 단백질이나 유전자에 특정 변화가 나타난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인 만큼 모든 폐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또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병용요법의 신약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중국에서는 앞선 임상 3상 결과를 근거로 특정 EGFR 변이·MET 유전자 변화가 있는 폐암 환자에 대한 병용요법이 이미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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