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굴 사진 한 장으로 신체의 노화 정도는 물론 암환자의 생존 가능성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공지능(AI)이 얼굴에 나타나는 미세한 특징을 분석해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단서를 찾아낸 것이다.
미국 매스제너럴브리검(Mass General Brigham) 연구진은 얼굴 사진을 이용해 생물학적 나이와 암환자의 사망 위험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랜싯 디지털 헬스(The Lancet Digital Health)》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4000만 장 이상의 얼굴 사진을 학습한 AI를 바탕으로 두 가지 분석 모델을 개발했다. 하나는 얼굴을 통해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하는 ‘FAHR-FaceAge’, 다른 하나는 암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예측하는 ‘FAHR-FaceSurvival’이다.
나이는 팔자주름·이마, 생존 가능성은 눈 밑·콧등?
흥미로운 점은 AI가 분석하는 얼굴 부위에 따라 예측하는 정보가 달랐다는 것이다. AI는 팔자주름과 이마, 관자놀이 주변의 특징을 분석해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했다. 반면 눈 밑과 콧등 주변의 이미지 정보를 활용해 암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예측했다.
AI가 사망 위험 높다고 판단한 집단, 실제 위험도 3.23배
연구진은 암환자 3820명의 얼굴 사진을 분석해 AI의 예측 능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AI가 사망 위험이 가장 높다고 분류한 집단은 가장 낮다고 분류한 집단보다 실제 사망 위험이 약 3.23배 높았다.
얼굴을 통해 추정한 생물학적 나이도 사망 위험과 연관성을 보였다. 실제 나이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5세 이상 높게 추정된 암환자는 사망 위험이 21% 높았다. 반대로 5세 이상 젊게 추정된 환자는 사망 위험이 17% 낮았다. 이는 얼굴에 나타나는 노화의 흔적이 단순한 외모 변화를 넘어 신체 건강 상태와도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흡연과 과음 등 생활 습관과 얼굴의 생물학적 노화 사이의 관계도 살펴봤다. 특히 흡연은 얼굴의 노화 정도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얼굴만 보고 기대 수명까지 알 수 있을까?
이번 연구는 얼굴 사진이 암환자의 건강 상태와 치료 예후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환자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신체검사나 혈액검사 등 다양한 정보가 필요했다. 반면 얼굴 사진을 활용한 AI 분석은 별도의 복잡한 검사 없이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AI가 개인의 남은 수명을 정확히 계산하거나 특정 시점의 사망 여부를 맞힐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연구는 얼굴의 특징과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것으로,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하려면 다양한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향후 이러한 기술이 암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의료진의 판단을 돕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