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곱슬머리를 펴는 크림형 제품 ‘헤어 릴랙서’가 틱톡에서 사용 경험을 공유하는 영상과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곱슬머리를 차분하게 펴고 매일 손질하는 수고를 줄이려는 사람들이 활용하는 제품이다.
다만 모발을 펴는 화학 제품의 잦은 사용과 자궁암 발생 사이에 연관성이 나타난 연구도 있다. 사용의 편리함뿐 아니라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주의사항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강한 곱슬 펴는 크림이 모발 내부 구조 바꿔
헤어 릴랙서는 촘촘하고 강하게 말린 곱슬머리를 펴는 데 사용하는 화학 제품이다. 대표적으로 수산화나트륨이나 수산화구아니딘 같은 강한 알칼리 성분을 사용한다. 머리카락의 형태를 유지하는 내부 결합을 바꿔 컬을 펴는 방식이다.
고데기의 열로 일시적으로 머리를 펴는 것과 달리 화학 성분으로 모발 구조를 바꾼다. 처리한 모발은 펴진 형태를 유지하지만, 새로 자라는 머리카락은 원래의 곱슬 형태로 자란다.
최근 1년간 4회 초과 사용한 집단, 자궁암 위험 약 2.55배
국제학술지 《미국국립암연구소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미국의 35세∼74세 여성 3만3947명을 평균 10.9년간 추적했다. 추적 기간 중 자궁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378명이었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이 조사 시작 전 12개월 동안 스트레이트너와 릴랙서 등 모발을 펴는 제품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확인했다. 나이와 체질량지수, 생활습관 등 관련 요인을 고려한 분석에서 4회를 초과해 사용한 집단의 자궁암 발생 위험은 비사용자의 약 2.55배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제품 사용과 암 발생의 연관성을 살핀 관찰연구다. 제품 때문에 암이 생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용 횟수도 조사 시작 전 1년을 기준으로 파악했으므로, ‘연 4회 이하로 사용하면 안전하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호르몬 작용에 영향 줄 가능성 있어
연구진은 일부 모발 펴기 제품에서 발견된 파라벤과 비스페놀 A(BPA) 등 내분비계 교란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위험과 관련된 후보로 제시했다. 이러한 물질이 호르몬의 신호 전달이나 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제품 속 일부 성분이 두피를 통해 흡수돼 호르몬에 민감한 자궁 조직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시했다. 두피에 화상이나 상처가 생기면 성분 흡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어떤 성분이 자궁암 위험과 관련됐는지, 실제로 어떤 경로로 작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모발을 펴는 주성분인 수산화나트륨 등이 자궁암의 원인으로 밝혀진 것도 아니다.
두피 따갑거나 화끈거리면 사용 중단해야
릴랙서의 강한 알칼리 성분은 모발을 약하게 하거나 두피에 자극과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릴랙서 사용 시 제품 설명을 따르고, 정해진 시간보다 오래 방치하지 않도록 안내한다. 두피에 상처나 염증이 있다면 사용을 피한다.
사용 중 따갑거나 화끈거리면 참지 말고 중단해 제품을 충분히 씻어낸다. 통증이나 물집이 이어지면 진료를 받는다. 국내 화장품 주의사항 표시 기준도 헤어스트레이트너의 약액이 두피와 얼굴 등에 묻지 않도록 하고, 정해진 방법과 용량을 지키도록 안내한다.
국내에도 화학적으로 모발을 펴는 크림형 제품이 출시된 사례가 있지만, 이번 연구만으로 국내 제품의 자궁암 위험을 판단할 수는 없다. 제품을 고를 때는 제형보다 용도와 사용상 주의사항을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