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제약사들이 선점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국산 신약의 진입이 가시화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제약사들은 가격과 치료 효과, 건강보험 급여 적용 가능성 등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보노디스크는 지난 주 위고비의 요양급여 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급여 신청은 기존에 심혈관질환이 있는 과체중·비만 환자와 청소년 비만, 고도비만 환자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이번 급여 신청은 마운자로의 매출 확대나 한미약품의 에페 출시와는 별개"라며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경쟁 제품과 관련해 별도로 밝힐 대응 전략은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국내에 출시된 마운자로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면서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마운자로의 국내 매출은 4212억원으로 위고비(1130억원)를 앞섰다. 당초 위고비가 주도하던 시장에서 마운자로가 매출 선두로 올라서면서 글로벌 제약사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가격 경쟁도 이미 본격화한 상태다. 한국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8월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위고비의 공급가격을 용량별로 최대 약 42% 인하했다. 기존에는 용량별로 모두 동일한 가격을 적용했었는데, 저용량 가격을 낮춰 초기 치료 부담을 줄이고 신규 환자의 치료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사인 한미약품도 시장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7일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에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회사는 이달 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에페의 임상 3상 40주차 주요 결과(톱라인)에서 평균 체중감소율은 9.75%로 나타났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임상시험은 대상 환자와 투여 기간 등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 어렵지만, 기존 제품들이 주요 임상에서 더 높은 체중감소율을 제시한 만큼 에페가 체중감량 효과만으로 차별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미약품은 기존 영업망과 국내 생산 기반을 활용한 가격 경쟁력 등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만치료제는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인 만큼 환자의 약값 부담이 실제 처방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위고비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에페의 가격 경쟁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급여 적용 대상 환자의 약값 부담이 줄어들 경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진입을 추진하는 에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급여 적용 여부와 대상 범위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