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집에서 칵테일을 주문하기 전 맥을 짚고 혀를 살피는 이색적인 풍경이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손님의 식습관과 수면 패턴 등을 확인한 뒤 몸 상태에 맞는 칵테일을 추천하는 것이다. 건강에 해로운 음주를 즐기면서도 전통 약재를 통해 건강을 챙기는 이른바 ‘펑크 웰니스(Punk Wellness)’ 문화가 주목 받고 있다.
맥 짚고 혀 살핀 뒤 칵테일 추천
중국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와 상하이 등에서는 술을 주문하기 전 중의학 상담부터 받는 이색적인 칵테일 바를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손님이 술을 주문하기 전 흰 가운을 입은 중의학 상담사가 몸 상태를 살핀다. 맥을 짚는 ‘맥진’과 혀의 상태를 살펴보는 ‘설진’을 진행하고, 평소 식습관과 수면·운동 습관 등을 확인한다. 이후 상담 결과를 전달받은 바텐더가 손님의 상태에 맞춰 칵테일을 만든다.
중의학(中醫學)은 중국의 전통의학으로, 한국의 한의학(韓醫學)과 역사적 뿌리를 공유한다. 두 의학 모두 맥진과 설진, 약재 등을 활용하지만 각국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해 왔다.
청두의 한 칵테일 바에서 선보이는 대표 메뉴 중 하나는 ‘백호(White Tiger)’다. 대추와 감초, 구기자 등 전통 약재를 넣고, 잔 위에는 검은깨 가루로 음양 문양까지 장식한다. 한 잔 가격은 약 140위안(약 2만8000원) 상당이다.
약재 넣었다고 건강한 술 될까?

현재로서는 약재를 넣은 칵테일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충분한 임상적 근거가 없다. 구기자와 감초 등에 생리활성 성분이 들어 있더라도 술에 섞어 마셨을 때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알코올은 간질환과 고혈압, 일부 암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약재와 약물 사이의 상호작용도 주의해야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보완통합보건센터(NCCIH)에 따르면 감초의 글리시리진 성분은 과도하게 또는 장기간 섭취할 경우 혈압 상승과 혈중 칼륨 감소, 부정맥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스테로이드제와 상호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정작 술집에서도 건강 효과를 장담하지는 못했다. 지난 5일 영국 ITV 뉴스의 현지 취재기자가 숙취 해소 효과를 묻자, 해당 술집 운영자는 이를 보장할 수 없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에도 인삼이나 야관문 등을 술에 담가 마시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알려진 재료를 넣었다고 해서 술까지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 여행 중 이 같은 칵테일을 접한다면 약재의 효능을 내세운 설명을 맹신하지 말고, 특히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성분과 알코올 함량을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