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5일 (목)

“가글 바꾸면 나아질 줄”…잇몸 피 나고 다리 멍 들더니 21세女, ‘이 병’이었다?

멍과 극심한 피로도 겪은 21세 대학생…10개월 항암치료 마치고 골수검사 결과 기다려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잇몸에서 자꾸 피가 나자 구강청결제를 바꿔 쓰던 21세 대학생이 백혈병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 왼쪽=게티이미지뱅크/오른쪽=크리스틴 사하레비치SNS

잇몸에서 자꾸 피가 나자 구강청결제를 바꿔 쓰던 21세 대학생이 백혈병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체셔주 런콘에 사는 크리스틴 사하레비치는 2025년 11월 하순 잇몸 출혈이 시작되자 몇 주 동안 구강청결제를 세 차례 바꾸고 민감한 잇몸용 치약도 사용했다. 증상은 잠시 나아지는 듯했지만 곧 되풀이됐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멍과 극심한 피로도 나타났다. 대학 졸업반이던 크리스틴은 졸업논문을 쓰느라 지친 탓이라고 생각했다. 12월 친구 생일 모임에서는 몸이 좋지 않아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는데도 다음 날 숙취를 겪는 친구들보다 더 힘들었다. 그는 “소파에 앉아 있는데 도저히 깨어 있을 수가 없었다”며 “평소처럼 생활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친구들도 걱정했다”고 말했다.

12월 17일 새벽에는 입안이 피로 가득 찬 채 잠에서 깼다. 이후 샌드위치를 두 입 먹자 잇몸에서 다시 피가 나기 시작했고, 몇 시간째 멈추지 않았다. 샤워 중 다리 뒤쪽에 커다란 멍 두 개가 생긴 것도 발견했다. 크리스틴은 영국 의료상담 전화 111에 증상을 설명했고, 응급실로 가라는 안내에 따라 어머니와 병원을 찾았다.

혈액검사를 한 의료진은 백혈병이 의심된다며 치료를 늦출 수 없어 리버풀의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틴이 진단받은 병은 드물고 빠르게 진행하는 혈액암인 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이었다. 그는 “그때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렇게 어린 나이에 암에 걸렸다는 말을 들을 줄은 몰라 더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크리스틴은 10개월간 항암치료를 받았으며, 사연을 전하기 2주 전 치료를 마쳤다. 마지막 골수생검 결과를 기다리는 그는 암이 더 이상 발견되지 않기를 바라며, 1년간 쉬었던 대학에 1월 복학해 학업을 마칠 계획이다.

그는 “잇몸 출혈이 계속되고 다른 증상도 여러 가지 나타난다면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 아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망설이지 않고 병원에 갔을 것”이라며 그동안 겪은 일을 공유했다.

잇몸 출혈, 코피, 멍 주요 증상…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 어떤 병?

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은 혈액세포를 만드는 골수에서 발생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한 유형이다. ‘전골수구’는 감염과 싸우는 백혈구로 자라기 전의 미성숙한 세포를 뜻한다. 이 세포가 정상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 건강한 혈액세포가 만들어지는 데 문제가 생긴다.

적혈구와 혈소판,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백혈구가 부족해지면서 빈혈과 출혈, 감염 등이 나타난다. 나이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어 젊은 성인도 예외는 아니다.

발병에는 대부분 ‘PML::RARA’라는 융합유전자가 관여한다. 15번과 17번 염색체의 일부가 자리를 바꾸면서 원래 떨어져 있던 두 유전자가 붙어 생긴다. 이 유전자가 만드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은 혈액세포가 성숙하는 과정을 막아 미성숙한 세포가 쌓이게 한다. 이러한 변화는 살아가는 동안 일부 세포에서 생기는 후천적 변화로, 부모에게 물려받는 유전병은 아니다.

주요 증상은 잇몸 출혈과 코피, 쉽게 생기는 멍, 피부에 나타나는 작은 붉은 점 등이다. 생리량이 평소보다 많아지거나 소변에 피가 섞이기도 한다.

출혈은 피를 멎게 하는 혈소판이 줄어드는 것뿐 아니라 백혈병 세포가 혈액 응고 체계를 방해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적혈구가 부족해지면 얼굴이 창백해지고 심한 피로를 느끼며, 정상 백혈구가 부족하면 감염이 잦아질 수 있다.

진단은 혈액검사로 혈액세포 수와 이상 여부를 살피는 데서 시작한다. 이어 골수검사로 백혈병 세포를 확인하고, 혈액이나 골수의 유전자검사로 PML::RARA 등의 변화를 찾아 확진한다. 이 병은 빠르게 진행하고 초기에 심한 출혈이 생길 수 있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의료진이 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을 의심하면 모든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치료제인 트레티노인(ATRA)을 투여하기도 한다. 혈소판이나 혈장 등을 수혈해 출혈을 막는 치료도 함께 진행한다.

치료에는 미성숙한 백혈병 세포의 성숙을 돕는 비타민 A 유도체인 트레티노인과 삼산화비소를 사용한다. 진단 당시 백혈구 수 등을 기준으로 위험도를 나누며, 고위험군에는 세포독성 항암제를 함께 쓰기도 한다. 치료 성적은 크게 좋아졌으며,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소개한 저·중위험군 임상시험에서는 트레티노인과 삼산화비소를 병용한 환자들의 2년 전체생존율이 99%였다.

치료로 병의 징후가 사라지는 관해에 도달한 뒤에도 남아 있을 수 있는 백혈병 세포를 없애고 재발을 줄이기 위한 공고치료를 이어가야 한다.

한편, 국립암센터 연구진이 1999~2012년 국가암등록자료를 분석해 2015년 《혈액 연구(Blood Research)》에 발표한 결과를 보면, 국내 급성 전골수구성 백혈병 발생률은,2012년 신규 환자 153명, 조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0.3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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