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30일 (수)

응급의료법 개정 코앞인데⋯전문의 93% 반대 의견, 왜?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 29일 기자회견서 “환자 못 받는 현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강압적 입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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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이 29일 서울 대한의사협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응급의료법 개정안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둔 가운데,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법안 통과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2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안은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강압적 입법”이라며 “현장의 대다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극심한 우려와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이달 25~28일 응급의학과 전문의 29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3%가 개정안에 반대했다.

특히 응급의료기관이 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울 때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이를 통보하도록 한 조항에는 96%가 반대했다. 이송할 의료기관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수용기관을 지정하고, 해당 기관이 환자를 의무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조항에도 92%가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이어 28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이 회장은 “개정안은 미수용 문제를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미수용이 없어 보이게 만들 뿐”이라며 “법안 마련부터 통과 과정까지 현장과 제대로 조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의료기관에 환자를 최종적으로 치료할 역량이 없는 상황에서 사전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이나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환자 수용을 강제하면 기존 환자와 새로 이송된 환자 모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 회장은 “정확한 정보 제공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은 현장 의료진이 지게 될 것”이라며 “문제의 본질은 환자를 수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수용하지 못하는 현실에 있다”고 말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이날 △면책 없는 강제 의무 입법 중단 △법안 조율과 후속 시행규칙 개정 과정에 현장 전문가 참여 △응급의료 발전계획 수립 과정에 응급의학과 참여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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