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30일 (수)

“맨발로 논길 걸었을 뿐인데”…58세男 피부 뚫고 들어온 뜻밖의 기생충

심한 가려움 동반한 피부유충이행증…사진 통한 원격 진료로 진단, 구충제 치료 후 호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맨발로 논을 걸은 뒤 발등에 구불구불한 붉은 선이 생긴 58세 남성 사례가 보고됐다. 오른쪽 사진은 환자 첫 진료 당시 발등으로, 붉고 구불거리는 선이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상증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

맨발로 논을 걸은 뒤 발등에 구불구불한 붉은 선이 생긴 58세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심한 가려움을 동반한 이 증상은 피부에 침투한 기생충 유충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남성은 특별한 과거 병력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왼쪽 발등에 실처럼 가늘고 구불구불한 붉은 병변이 나타났다. 병변은 며칠에 걸쳐 점점 길어졌다. 가려움은 심했지만 열이 나거나 다른 전신 증상은 없었다.

그는 피부 사진과 증상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원격 피부과 진료를 받았다. 진료 과정에서 최근 맨발로 논을 걸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피부에 나타난 특징적인 흔적과 흙에 접촉한 이력을 토대로 ‘피부유충이행증’을 진단했다. 피부유충이행증은 기생충 유충이 피부 속을 이동하며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사례를 보고한 네팔 랄릿푸르 파탄보건과학원 피부과 디크샨타 시타울라 의료진은 논문에서 “특징적인 피부 병변과 노출 이력만으로 진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별도의 검사나 피부 조직을 떼어내는 검사는 시행하지 않았다.

남성은 구충제인 알벤다졸을 하루 400mg씩 3일간 복용했다. 그랬더니 2주 뒤에는 가려움과 피부 병변이 모두 사라졌다. 이후 추적 관찰에서도 재발하지 않았다.

개·고양이 배설물에 오염된 흙·모래 통해 감염

피부유충이행증은 주로 개나 고양이에 기생하는 구충(갈고리 모양의 입을 가진 기생충)의 유충 때문에 생긴다. 감염된 동물의 배설물에 섞여 나온 알이 흙이나 모래에서 부화한다. 이곳에 맨살이 닿으면 유충이 피부를 뚫고 들어갈 수 있다. 맨발로 걷거나 맨살을 드러낸 채 바닥에 앉을 때 감염될 수 있는 이유다.

피부에 들어온 유충은 얕은 피부층을 이동하며 붉고 구불구불한 흔적을 만든다. 발이나 엉덩이, 허벅지처럼 흙과 접촉하기 쉬운 부위에 잘 생긴다. 의료진은 “유충은 하루에 수 ㎜에서 수 ㎝씩 이동하며 선 모양의 구불구불한 흔적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피부에 보이는 선은 벌레의 몸 자체가 아니라 이동 과정에서 생긴 염증 흔적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낫기도 하지만, 가려움이 심하면 구충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예방하려면 동물의 배설물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흙이나 모래에 맨살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야외에서는 신발을 신고, 바닥에 앉을 때는 깔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사례는 국제 학술지 《임상증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최근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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