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 말, 경북 안동이 축제의 도시로 변한다. 낮에는 흥겨운 탈춤과 퍼레이드가 거리를 채우고, 해가 지면 낙동강 위로 작은 불꽃들이 비처럼 흩날리는 ‘선유줄불놀이’가 펼쳐진다.
올가을 안동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주목해 볼 만하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11일간 이어진다. 중앙선1942 안동역과 원도심, 하회마을 일원에서 즐길 거리가 이어지는 만큼, 추석 여행과 가을 나들이를 겸해 찾기에도 좋다.
거리도 시장도 무대로 변신…세계 탈춤 한자리에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1997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30년째를 맞는 안동의 대표적인 가을 축제다. 이름 그대로 세계 각국의 탈과 탈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으며, 공연장뿐 아니라 안동 도심과 전통시장, 하회마을 곳곳이 무대로 변해 탈춤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중앙선1942 안동역과 탈춤공원을 중심으로 원도심, 전통시장 등에서 국내외 탈춤 공연과 거리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전통 탈춤뿐 아니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도 선보이고, 일반 참가자들이 경연을 펼치는 ‘세계탈놀이경연대회’도 열린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체험거리도 다양하다. 탈을 소재로 한 전시를 구경하거나 ‘탈춤 배우기’ 등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공연을 보는 것뿐 아니라 직접 체험하며 탈춤 문화를 접할 기회다.
하회마을까지 함께 둘러본다면 안동 특유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짙게 느낄 수 있다. 축제 기간 하회마을에서도 한국 탈춤과 마당놀이, 선유줄불놀이 등이 펼쳐진다. 특히 부용대 절벽과 만송정 솔숲, 낙동강이 어우러진 풍경을 배경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도심 축제장과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낙화야!” 외치면 불꽃 우수수…하회마을 수놓는 ‘하회선유줄불놀이’
해가 지면 하회마을에서 장관이 펼쳐진다. 부용대와 만송정, 낙동강을 무대로 하는 전통 불놀이 ‘하회선유줄불놀이’다. 화약을 터뜨려 순간적으로 큰 불꽃을 만드는 현대식 불꽃놀이와 달리, 숯불이 천천히 타며 흩날리는 ‘줄불’과 절벽에서 떨어지는 ‘낙화’, 강물 위를 밝히는 ‘달걀 불’이 한데 어우러진다. 여기에 시와 음악을 즐기던 선비들의 뱃놀이인 ‘선유’가 더해진 안동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놀이다.
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기간에는 9월 26일과 10월 3일 저녁 하회마을 만송정 일대에서 선유줄불놀이가 진행될 예정이다. 각각의 불놀이가 만들어내는 풍경도 독특하다. ‘줄불’은 만송정에서 강 건너 부용대까지 250m 길이의 줄을 연결하고, 작은 숯봉지를 촘촘히 매달아 불을 붙이는 방식이다. 숯 봉지가 천천히 타면서 작은 불꽃이 바람을 따라 흩날리는데, 여러 줄에 매달리는 숯 봉지가 1500여 개에 이른다.

줄불이 밤하늘을 밝히는 사이 부용대에서는 ‘낙화’가 이어진다. 사람들이 “낙화야”라고 외치면 부용대 위에서 불붙인 마른 소나무 묶음을 절벽 아래로 던진다. 불덩이가 떨어지면서 바위에 부딪히면 수많은 불꽃이 흩어져 마치 ‘불꽃 비’가 쏟아지는 듯한 장면이 연출된다.
이때 강물 위에는 ‘달걀 불’이 떠간다. 달걀껍데기에 기름과 심지를 넣어 불을 밝힌 것으로, 물결을 따라 작은 불빛이 천천히 흘러가는 모습이 운치를 더한다. 머리 위에서는 줄불이 반짝이고, 부용대에서는 낙화가 쏟아지며, 낙동강 위에는 달걀 불이 떠가는 풍경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완성한다.
많은 인파 몰리는 가을 축제…좁은 출입구·골목에선 특히 주의
축제를 즐길 때는 안전에도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공연이나 퍼레이드가 시작되거나 끝나는 시간에는 관람객이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특정 장소에 사람이 몰릴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순간 최대 인파가 3만 명 이상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로 분류하고 ‘가을철 인파 중점관리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축제 현장에 행안부 관리관을 파견해 안전요원 배치와 시설물 안전관리, 사람이 몰리기 쉬운 병목구간의 관리 실태를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관람객도 인파가 갑자기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행동요령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사람이 밀집한 곳에서는 무리해서 앞으로 이동하지 말고, 출입구나 좁은 골목, 계단 등에서 앞사람을 밀거나 인파를 거슬러 이동하지 않아야 한다. 현장 안전요원의 통제와 이동 안내에 따르는 것이 우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