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7일 (일)

문신 새긴 지 3일 만에 고열·설사…29세男 장기까지 손상시킨 병은?

종아리 문신 주변에 자주색 반점…피부 조직 검사에서 독성쇼크증후군 일으키는 균 확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종아리에 문신을 새긴 뒤 이틀 동안 이어진 고열과 설사로 응급실을 찾은 20대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왼쪽 사진은 문신 주변에 생긴 발진, 오른쪽 사진은 치료 8일차에 표피가 탈락하는 모습. 사진=국제감염병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29세 남성이 이틀 동안 이어진 고열과 설사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체온은 39.1도, 혈압은 89/54mmHg까지 떨어졌고 심장은 분당 130회 뛰고 있었다. 의료진의 눈길을 끈 것은 남성의 종아리 문신 주변에 모여 있는 자주색 반점이었다.

해당 사례는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는 의료진이 국제학술지 《국제감염병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에 ‘Skin biopsy PCR enables rapid diagnosis of tattoo-associated staphylococcal toxic shock syndrome’이라는 제목으로 보고했다.

처음에는 뇌수막염 의심했으나, 이후 온몸에 발진

남성은 응급실을 찾기 전 이틀 동안 고열과 설사에 시달렸다. 혈액검사에서는 심한 염증과 함께 급성 신장 손상, 혈소판 감소, 간 기능 이상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처음에 뇌수막염을 의심해 혈액과 뇌척수액 검사를 실시하고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했다.

입원 첫날 몸통에 발진이 넓게 퍼지는 증상이 나타나자 의료진은 독성쇼크증후군을 의심했다. 독성쇼크증후군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만드는 독소에 감염되거나 균이 혈액 속으로 침범해 독소를 분비해 생기는 질환이다. 의료진은 독소 생성 억제에 도움이 되는 항생제 클린다마이신을 치료에 추가했다.

혈액배양검사와 뇌척수액 검사에서는 원인균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문신 가장자리의 자주색 병변에서 채취한 피부 조직을 유전자증폭검사(PCR)로 분석한 결과, 황색포도상구균과 독성쇼크증후군 독소-1(TSST-1) 유전자가 검출됐다. 자주색 반점은 피부 아래 미세한 출혈로 생긴 자반이었다.

남성은 항생제 치료를 받고 빠르게 호전됐다. 입원 8일째에는 문신 부위와 손바닥, 발바닥의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이는 독성쇼크증후군에서 뒤늦게 나타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이다.

혈액검사 음성인데 피부에서 균 확인

독성쇼크증후군은 세균이 만든 독소가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원인균이 피부 등 감염 부위에서 확인되더라도 혈액배양검사에서는 검출되지 않을 수 있다. 초기에는 발열이나 설사처럼 다른 감염병에서도 흔한 증상이 나타나 진단이 쉽지 않다. 연구진은 비월경성 독성쇼크증후군은 수술 후 감염이나 피부 및 연조직 감염과 연관된 경우가 많으며, 발병 초기에는 놓치기 쉽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경성 독성쇼크증후군은 월경 중 탐폰 등 질 내 삽입형 월경용품의 사용과 관련해 발생하는 독성쇼크증후군을 가리킨다.

이어 연구진은 혈액배양검사에서 원인균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감염이 의심되는 피부 조직을 PCR로 검사하면 빠른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환자에게 투여한 클린다마이신은 황색포도상구균의 독소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됐다. 연구진은 중증 독소 매개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서 클린다마이신을 포함한 치료가 사망률 감소에 기여했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문신 후 고열·어지럼증이 생겼다면 진료 받아야

문신과 관련한 독성쇼크증후군은 드물게 보고된다. 지금까지 보고된 사례는 문신을 새긴 뒤 수일에서 일주일 내에 증상을 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구진은 전세계적으로 문신을 받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드물지만 발생 가능한 합병증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2025년 일본에서는 알코올성 간염 병력이 있던 29세 남성이 오른쪽 어깨에서 팔 위쪽까지 이어지는 문신을 새긴 뒤 일주일만에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입원한 사례가 보고됐다. 같은 해 국제학술지 《법의학·의학·병리학(Forensic Science, Medicine and Pathology)》에는 여러 차례에 걸쳐 한쪽 팔 전체에 문신을 새긴 뒤 갑자기 사망한 30대 초반 여성의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해당 사례를 보고한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병원 연구진은 사후 혈액배양검사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배양됐고 PCR 검사에서 TSST-1 유전자가 확인됐다며, 문신한 피부 부위를 통해 세균이 침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이번 사례에서 세균이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다. 문신용 잉크나 장비, 피부에 있던 세균, 문신 후 관리 중 어느 것이 원인이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새로 새긴 문신이 잘 아물지 않거나 주변에 발진이 생기고 열까지 난다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문신 부위에 이런 변화가 나타나면 의료진과 상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문신을 새긴 뒤 수일 내에 고열과 함께 구토·설사, 심한 어지럼증, 넓게 퍼지는 발진,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문신 주변이 조금 붉고 따뜻하면 감염인가요?
A. 문신 직후에는 어느 정도 붉어지거나 붓고 열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잘 아물지 않거나 발진이 생기고, 특히 열이 동반된다면 의료진에게 확인받는 것이 좋다.

Q2. 혈액검사에서 균이 나오지 않으면 독성쇼크증후군이 아닌가요?
A. 그렇지 않다. 독성쇼크증후군에서는 혈액배양검사가 음성일 수 있다. 이번 사례는 문신 부위의 피부 조직 검사로 원인균과 독소 관련 유전자를 확인했다.

Q3. 문신 뒤 어떤 증상이 생기면 응급실에 가야 하나요?
A. 고열과 함께 혈압 저하를 의심할 만한 심한 어지럼증이나 실신, 구토·설사, 온몸으로 퍼지는 발진, 의식 변화가 나타나면 즉시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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