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1일 (월)

“11시간 ‘태움’에 난청까지?” 한쪽 귀 안 들렸다던 간호사⋯ 대체 무슨 일?

극심한 스트레스가 이명, 귀 먹먹함 유발할 수 있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전현직 간호사들이 직접 겪은 태움의 실태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BBC News 코리아' 캡처

병원 복도에서 선배에게 질책받던 중 갑자기 귀에서 삐 소리가 나더니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간호사 신혜주 씨가 겪은 일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난청 증상을 겪었다는 신 씨는 결국 이 일을 계기로 병원을 그만뒀다.

최근 영국 BBC의 한국어 서비스인 유튜브 채널 ‘BBC News 코리아’에는 전현직 간호사 3명이 출연해 병원 내 괴롭힘, 이른바 ‘태움’ 경험을 직접 증언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전직 대학병원 간호사였던 신 씨는 선배에게 복도에서 질책 받던 중 갑자기 귀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 증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스트레스성 난청이 발발했다"며 결국 퇴사했다고 전했다. 10년 차 대학병원 현직 간호사 이소현 씨는 수간호사에게 여러 차례 면담을 요청했다. 특정 선배들 때문에 힘들다고 털어놨지만, 돌아온 조치는 오히려 그 선배들과 같은 야간근무조에 편성되는 것이었다. 이 씨는 “한 3일 동안 11시간 내내 태움을 당하니까 안 좋은 생각까지 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스트레스가 왜 귀까지 망가뜨릴까?

극심한 스트레스는 단순히 마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이명이나 귀 먹먹함 같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귀는 소리를 감지하는 달팽이관과 이곳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한 혈관으로 이뤄져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는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이 혈관이 순간적으로 수축할 수 있다. 달팽이관으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들면 청각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일시적인 청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스트레스 반응에서 그치지 않고 돌발성 난청이라는 응급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응급 질환으로 분류

돌발성 난청은 뚜렷한 원인 없이 수 시간에서 2~3일 사이 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병이다.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바이러스 감염이나 내이의 혈액순환 장애, 면역 반응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대병원 자료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은 한쪽 귀가 갑자기 잘 안 들리는 증상 외에도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 귀가 꽉 찬 듯한 먹먹함, 어지럼증, 구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하루이틀 지나면 저절로 나아지겠거니 하고 넘기기 쉽지만, 돌발성 난청은 응급 질환으로 분류된다.

2주 안에 병원 방문해야

돌발성 난청이 의심되면 이비인후과에서 귀 상태와 청력을 확인해야 한다. 순음청력검사 등을 통해 실제 청력 저하가 발생했는지, 귀지나 중이염 같은 다른 원인인지 감별할 수 있다. 치료는 청력 저하 정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하며, 원인 불명의 경우 스테로이드가 주로 사용된다.

돌발성 난청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청력을 영구적으로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 환자의 3분의 1은 정상 청력을 되찾지만, 3분의 1은 청력이 부분적으로만 돌아오고, 나머지 3분의 1은 청력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나타난 뒤 최대한 빨리, 늦어도 2주 안에는 이비인후과에서 진료와 청력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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