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불어오는 환절기다. 독감과 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과 노로바이러스 등이 더 기승을 부릴 때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실내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이런 감염병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더 빨리 퍼진다.
지난 10일, 부산 온병원(병원장 김동헌) 1층 로비에서는 이색 행사가 열렸다. 감염관리실과 QPS실이 주관한 ‘알고! 실천하고! 함께하는 감염관리 및 환자안전의 날’ 캠페인.
이날 현장에서는 ‘내 손은 깨끗할까?’, ‘찾아라! 환자안전!’, ‘감염관리·환자안전 QR 참여 퀴즈’ 등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손 씻기 시연 및 체험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형광물질이 들어간 로션을 손에 바른 뒤 평소 습관대로 손을 씻고, 뷰박스(UV 검사기)를 통해 손에 남아있는 형광물질을 즉석에서 확인했다. 체험에 참여한 김 모씨(55·부산 부산진구)는 “평소 손을 잘 씻는다고 생각했는데, 검사기로 보니 손톱 밑과 손가락 사이, 엄지손가락 부분에 형광물질이 그대로 남아있어 충격을 받았다”며 “대충 물만 묻히는 손 씻기가 얼마나 무의미했는지 깨달았다”고 했다.

의학적으로 사람 손 한 쪽에는 대략 10만 마리에서 많게는 1,000만 마리의 미생물(세균 및 바이러스)이 서식한다. 손바닥과 손가락 피부 ㎠당 약 1만∼100만 마리의 세균이 존재하며, 특히 손톱 밑은 손 전체에서 세균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부위로 수십만∼수백만 마리의 세균이 모여 있다.
손에 있는 세균 중 상당수는 피부 건강을 유지하는 상재균이지만, 문고리·대중교통 손잡이·휴대폰 등을 만지는 과정에서 식중독균(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노로바이러스, 독감 및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다양한 병원성 미생물이 손에 묻게 된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해 치료받는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식중독 등) 환자는 연간 5,000∼7,000명에 달하며, 이 중 약 30∼40% 이상이 오염된 손이나 조리 기구를 통한 교차 오염으로 발생한다. 또한, 의료진이나 간병인의 손을 통해 전파되는 병원 내 감염 역시 올바른 손 위생만으로 30∼50% 이상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초 헹굼은 효과 없어⋯‘30초 이상 비누 마찰’ 필수
그렇다면 손은 얼마나, 어떻게 씻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씻는 시간과 방식에 따라 세균 제거율에 현격한 차이가 난다고 설명한다.
5초 미만 물로만 살짝 헹굴 때의 경우, 세균 감소율이 60% 미만에 불과하다. 물리적인 마찰과 세척 시간이 부족해 손에 묻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비누를 사용해 10∼15초 씻을 땐 세균의 80∼90%가 제거되지만, 손가락 사이나 손톱 밑, 손목 등의 세균은 완전히 씻겨 나가지 않는다.
반면, 비누를 묻혀 30초 이상 손바닥과 손등, 손가락 사이, 손톱까지 꼼꼼히 씻으면 세균의 99% 이상이 제거된다. 한국 질병관리청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손을 씻을 때 반드시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바닥, 손등, 손가락 사이, 두 손 모아 쓱쓱, 엄지손가락, 손톱 밑 등 6단계를 거쳐 구석구석 문질러 씻을 것"을 권장한다.
올바른 손 씻기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설사 등 위장관 질환은 약 30∼50%, 감기·독감·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은 약 15∼21%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국적인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실천율이 급증하자 독감 환자가 예년 대비 대폭 감소했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온병원 감염관리실 주예나 팀장(수간호사)은 11일 “날씨가 추워지는 환절기와 겨울철에는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이 길어지고 실내 환기가 부족해져 감염병에 노출되기 쉽다”며 “식사 전·외출 후·화장실 이용 후 30초 이상 손을 씻는 작은 습관이 나와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