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8일 (화)

독감 걸린 60대女...가슴 쥐어짜듯 통증, 심장근육에 무슨 일이?

A형 독감에 감염, 기침·근육통...치료 후 다 나은 줄 알았는데, 2주 뒤 ‘타코츠보 심근병증’에 덜컥 걸려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중년 여성이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흉통을 호소하고 있다. 독감에 걸려 기침과 근육통에 시달리던 60대 여성이 치료 2주 후에 갑자기 심한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일으켜 병원을 찾았다. 이 환자는 심장근육(심근)에 이상이 생기는 ‘타코츠보 심근병증’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 치료 후 다 나았다고 방심하기보다는, 상당 기간 조심하면서 몸 상태를 잘 살피는 게 바람직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며칠 동안 기침과 근육통에 시달리던 67세 여성이 병원을 찾아 A형 독감(인플루엔자 A) 진단을 받았다. 이 환자는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아 복용한 뒤 차츰 기운을 차렸다. 독감이 다 나았다고 생각하며 안도했지만 2주 뒤 뜻밖의 상황을 맞았다. 갑자기 가슴이 쥐어짜듯 아프고 숨이 차올랐다. 휴식을 취하면 조금 나아졌다가 다시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증상으로 고통을 겪었다.

이 환자는 다시 응급실로 옮겨지던 중 통증이 왼쪽 팔까지 퍼져 나가 심근경색이 온 듯한 극심한 공포에 빠졌다. 응급실에서 진행된 심전도 검사에서 이상 파형이 확인됐다.  혈액 검사에서는 심장근육(심근) 손상 지표인 트로포닌-I 수치가 정상 범위(0~0.04ng/mL)를 훨씬 뛰어넘는 1.4ng/mL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정밀 심장 카테터 검사 결과는 뜻밖이었다. 심장 혈관(관상동맥)이 막힌 흔적은 없었다. 대신 목과 가슴 부위(경흉부) 심초음파 및 좌심실 조영술 결과에서는, 심장 아래쪽의 뾰족한 부위(심첨부)가 움직임을 멈춘 채 부풀어 있고 위쪽만 지나치게 쥐어짜는 기형적 형태가 포착됐다.  

미국 베이헬스 병원 연구팀은 이 60대 여성 환자가 ‘타코츠보 심근병증’(일명 상심증후군)에 걸렸다고 진단하고 즉각 치료에 들어갔다. 연구팀은 항응고제와 아스피린 등을 투여하며 응급 처치를 했다. 확진 이후에는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ACE) 억제제와 스타틴 등을 처방한 뒤 심장내과 추적 관찰을 조건으로 환자를 퇴원시켰다.

이 사례 연구 결과(When the Flu Breaks the Heart: A Case Report of Influenza A-Induced Takotsubo Cardiomyopathy)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 사례는 독감 치료 후에도 일정 기간에 걸쳐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독감 바이러스는 심근염·심낭염을 일으키거나, 기존 심혈관병을 악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례 속 환자처럼 타코츠보 심근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또한 앞서 보고된 사례의 대부분은 독감 진단 직후나 2~5일 안에 심장병 증상을 나타냈다. 반면 이 환자는 감염 후 2주라는 시차를 두고 발병했고 특히 타코츠보 심근병증에 걸렸다. 타코츠보 심근병증은 극심한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로 심장 좌심실이 일시적으로 기능을 잃고 부풀어 오르는 병이다. 1990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심장이 수축했을 때의 모양이 일본의 전통 문어잡이 항아리(타코츠보)를 닮았다는 뜻에서다. 심한 충격을 받았을 때 주로 발생해 ‘상심 증후군’(Broken Heart Syndrome)이라고도 한다.

타코츠보 심근병증의 발병은 신체적·정서적 스트레스로 교감신경계가 과활성화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아민이 폭발적으로 분비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 스트레스 호르몬은 심장 미세혈관을 수축시키고 심근 세포를 직접적으로 손상해 심장 마비를 막는 반응을 방해한다. 위험 요인으로는 55세 이상의 연령, 폐경 후 상태, 불안장애와 우울증,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이 꼽힌다.

질병관리청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타코츠보 심근병증 환자가 매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주로 60대 이상의 여성 환자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타코츠보 심근병증은 일찍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3~4주 안에 심장 기능이 완전히 회복된다. 입원 치료 중 사망률은 1.1~2% 수준이다.

여름에도 독감에 걸릴 수 있다. 무더위와 에어컨 사용에 따라 실내외 온도가 큰 차이를 보이며 이는 신체 리듬과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특히 환기가 부족하고 밀폐된 실내에서는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우니 방심해선 안 된다. 여름 독감은 일반 감기보다 훨씬 더 심한 고열, 전신 통증을 나타낸다.

독감을 앓은 뒤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찾아온다면 즉시 심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매년 독감 예방접종으로 감염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심장 합병증을 막는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독감을 앓고 난 뒤 가슴이 답답할 경우, 타코츠보 심근병증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1. 일반적인 독감 후유증으로 인한 피로감과 달리, 타코츠보 심근병증의 특징은 쥐어짜는 듯한 흉통, 왼쪽 팔이나 턱으로 퍼지는 통증,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등입니다. 심근경색과 증상이 거의 비슷합니다. 가슴 통증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 심전도 및 심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Q2.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A2.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 등으로 막혀 발생합니다. 반면 타코츠보 심근병증은 관상동맥이 막히지 않아도 스트레스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심장 아래쪽 근육이 일시적으로 마비돼 부풀어 오릅니다.

Q3. 한 번 걸리면 평생 심장 약을 먹어야 하나요?

A3. 그렇지 않습니다. 타코츠보 심근병증은 대부분 회복이 가능한 병입니다. 적절한 약물 치료(ACE 억제제, 베타차단제 등)와 휴식을 취하면 3~4주 이내에 심장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됩니다. 다만 약 5~15%에서 재발할 가능성이 있으니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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