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병 난치성 치루, 세포 조작으로 ‘완치’ 길 연다

부산제2항운병원 '첨단재생의료' 치료법, 정부에서 '적합' 판정 받아

치루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는 여성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세포 조작을 통한 ‘재발성 치루’ 치료법이 ‘첨단재생의료’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고질적인 난치성 치루에 대한 완치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28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의위원회’(2023년도 제2차)를 열어 부산제2항운병원(병원장 황성환)과 순천향대서울부속병원(병원장 이정재) 연구과제 2건에 대해 ‘적합’으로 의결했다.

차세대 혁신기술, 미래 유망치료기술로 그 유효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이에 두 과제는 곧 ‘임상연구’ 단계에 들어가 진료 현장에 적용해보는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연구와 임상시험 등에 성공할 경우, 세계적으로 산업 경쟁력도 높다.

반면, 심의에 올라온 총 7건 중에서 나머지 5건은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이 발견돼 추후 재심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적합 판정을 받은 부산제2항운병원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과제는 환자 본인의 지방조직과 ‘기질혈관분획’을 사용하여 재발성 치루를 치료하려는 연구다.

여기서 ‘기질혈관분획(SVF, Stromal Vascular Fraction)’은 사람의 지방조직을 효소 처리한 후 원심분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세포혼합물. 지방유래 줄기세포부터 섬유모세포, 면역세포, 미세혈관 내피세포, 지방전구세포까지 다양한 세포로 구성된다.

부산제2항운병원
[사진=부산제2항운병원]
치루는 항문 주위의 농양이 오래되면서 항문 안쪽과 바깥쪽 사이에 샛길이 생겨 고름이 계속 나오는 질환. 재발이 잘 되면서 낫기는 어려운, 난치성 질환의 하나다.

황성환 부산제2항운병원 병원장은 ”주로 젊은 연령층(20대, 30대)에서 많이 생기는데, 여성보다 남성이 3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면서 “치루를 오래 방치하는 경우에는 암이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새 치료법에 대해 “자가 지방유래 성체줄기세포의 채집·분리의 중간 과정에서 최소 조작으로 획득한 기질혈관분획을 이용한 난치성 치루에 대한 염증 치료법”이라 설명했다.

“세포와 조직을 생물학적 특성이 유지되는 범위에서 단순 조작한다는 점에서 ‘저(低)위험’ 임상연구로 분류한다”고도 했다. 그만큼 치료 현장에 적용하기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심의위원회도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 저위험 임상연구로는 첫번째 적합 사례”라고 평가했다.

순천향대서울부속병원도 줄기세포로 간경변증 치료하는 기술 ‘적합’ 판정

이번에 부산제2항운병원과 함께 ‘적합’ 판정을 받은 순천향대서울부속병원 과제는 환자 본인의 골수에서 분리한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복수(腹水)를 동반한 간경변증 환자를 치료하는 연구다.

간이식 이외엔 대체 가능한 치료가 별로 없는 간경변 환자에게 호흡 곤란, 탈수, 탈장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복수를 조절하여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려는 시도다.

한편, 첨단재생의료기술로 정부 ‘적합’ 판정을 받은 케이스는 이번이 두번째다.

다른 사람의 골수에서 분리한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소아조로증 환아를 치료하는 연구가 1년 전인 지난해 2월 심의위원회에선 처음 ‘적합’ 판정을 받은 것. 이 기술은 올해 식약처 최종 승인까지 받아 곧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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