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잘 챙기면 건강해?”…건강 가성비 따져보니

보건행정학회지, '건강기능식품 섭취에 따른 의료비 지출 비교분석' 발표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강기능식품의 효과 여부는 오랜 논쟁거리다. 질병 예방과 치료 등에 효과가 있다는 쪽과 그렇지 않다는 쪽이 팽팽히 맞서기 때문.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현재 83.5세(통계청 2020년 생명표)를 넘어섰다. 하지만 병 들지 않고 지내는 ‘건강수명’은 73.1세다. 기대수명보다 10년 정도 짧다. 거꾸로 얘기하면 마지막 10년 정도는 병들어 골골댄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건강에 관한 관심이 다들 높다. 특히 비만,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각종 대사성 질환이 있는 청·장년들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는 사이 세계적으로 건기식 시장은 계속 커진다. 벌써 200조 원(1698억 달러, 2022년) 규모다. 국내 시장도 5조(2021년 기준)를 넘어섰다. 연간 20% 정도씩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건기식은 정말 질병 예방 효과가 있을까? 병원에 덜 가게 될 테니, 건기식 구매비용이 들더라도 결국은 이익이 되는 걸까?

이에 대해 최근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기식 섭취자가 건기식 먹지 않는 이들보다 의료비를 더 썼다는 것이다. 의외다.

권혜영 목원대 교수(보건의료관리학과)와 오수현 동국대 교수(통계학과)가 보건행정학회지(3월호)에 발표한 ‘한국 의료패널 자료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섭취에 따른 의료비 지출 비교분석’ 연구논문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2019~2020년 제2기 한국 의료패널 자료에서 건기식 섭취군(群)과 비(非)섭취군으로 나눠 1:1 매칭 데이터를 추출한 후 두 그룹의 연간 총 의료비를 비교했다. 그랬더니 건기식을 2년간 섭취한 가구(1134가구)는 2020년 기준 연간 평균 약 172만 원의 의료비를, 비섭취 가구(1134가구)는 약 143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29만 원 차이.

여기에 ‘다변량 회귀분석’까지 추가 시행해보니, 섭취군이 비섭취군에 비해 약 26.15% 더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에다 다이어트약까지, 건기식 매일 챙겨먹는데…

건기식을 잘 챙겨 먹으면 병원에 덜 갈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 그렇다면 질병 예방 효과는 별로 크지 않은데, 건기식 구매비용은 점점 늘어나니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얘기도 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는 건기식 섭취가 질병 예방이라는 의학적 접근의 대상이 아니라 건강증진의 맥락으로 해석해야 할 함의를 지닌다”고 했다. 이어 “건강에 관심이 많고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는 사람은 건기식을 구매하는 것뿐 아니라 의료서비스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이를 통해 의료비를 더 많이 지출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도 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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