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유방?”…50대女 등에 17년간 수박만 한 혹, 무슨 일?

처음 동전만 한 혹이 17년간 수박 크기로 자라...의사 4명에게 거절 당했지만 마침내 제거 수술 성공

50대 여성 에이미의 등에 17년간 자란 혹(지방종), 마치 제 3의 유방처럼 보인다(before). 4명의 의사에게 거절당한 후 코헨 박사를 만나 혹을 제거할 수 있었다. 에이미의 등에서 지방종이 제거된 모습 (after). 제거된 종양의 무게는 약 2파운드(약 1kg)에 이르렀다. 생검 결과 종양은 암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등에 ‘제3의 유방’처럼 혹이 자라 불편함을 겪었던 한 50대 여성이 17년간 4명의 의사에게 제거 수술 거절을 당하고, 마침내 혹을 떼낸 사례가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55세의 에이미는 처음 등에 혹이 생겼을 때 즉시 의사를 찾아갔지만 당시 의사는 양성 지방종(지방 조직 다발)이라고 말하며 그냥 내버려두라고 했다. 그런 혹이 4년 만에 골프공만 하다 야구공 크기로 커졌고 마침내 수박만해졌다. 혹은 그렇게 17년간 에이미 등에서 자라나 제3의 유방처럼 커졌다.

등에서 가슴처럼 달린 이 종양의 성장으로 인해 에이미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17년간 혹에 시달리다 총 4명의 의사를 찾아서 치료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들 의사는 모두 이 지방종 제거를 ‘미용 목적’으로 간주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이다.

에이미는 미국 캐나다 케이블 TV TLC에서 방영되는 ‘테이크 마이 튜머(Take My Tumor)’ 최신 에피소드에 출연해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내 뒤에 서서 종양을 쳐다보며 그게 뭔지, 나한테 무슨 병이 있는지 궁금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등의 커다란 혹 때문에 에이미는 그동안 창피함과 더불어 스스로 ‘감옥에 갇힌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에이미는 ‘제3의 유방’처럼 등의 종양이 너무 커서 브래지어나 몸에 맞는 사이즈의 옷, 수영복을 입을 수 없었다. 혹을 덮을 수 있는 스포츠 브라나 큰 셔츠만 입을 수 있었다. 종양이 등 뒤로 너무 튀어나와 있어 앉아서 운전하는 것도 어려웠다. 혹의 무게 때문에 잦은 요통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 남편인 존은 에이미가 다치거나 불편해할까 봐 아내를 안아주거나 껴안거나 팔을 감싸는 것이 불편해했다. 한때 수영과 물놀이를 좋아했던 에이미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몇 년 동안 수영복을 입어본 적도 없다.

에이미는 등에 혹으로 인해 옷을 입어도 툭 튀어나와 불편함을 겪었다. 오른쪽은 코헨 박사가 에이미의 지방종을 제거하기 전 검사하는 모습.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종양학 제이슨 코헨 박사 만나 드디어 종양 제거, 무게만 1kg 

그런 에이미에게 마침내 구원의 손길이 전해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외과 종양 전문의인 제이슨 코헨 박사와 연결돼, 그가 에이미를 만나 종양을 없애는데 도움을 주기로 약속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에이미와 남편은 코헨 박사를 만나기 위해 거의 2500마일(4023km)을 이동했다. 코헨 박사는 에이미의 암 가족력을 고려해 종양에 질병의 징후가 있는지 검사하고 수술을 진행했다.

코헨 박사가 에이미의 지방종을 절개했을 때  종괴가 절개 부위 밖으로 불룩하게 튀어나왔다. 종양에 생각보다 많은 혈관이 있고 일반적인 지방종 제거보다 출혈이 더 많았다. 이에 따라 수술 시간은 약 5시간으로 예상보다 길어졌다. 코헨 박사는 지방종 전체를 제거해 다시 자랄 가능성을 줄였다. 제거된 종양의 무게는 약 2파운드(약 1kg)에 이르렀다. 생검 결과 종양은 암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9주 후 플로리다로 돌아온 에이미는 수술 결과에 매우 만족해했다. 에이미는 “17년 만에 마침내 종양이 제거되어 너무 기쁘다. 종양이 없어져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기분이 좋다.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이미는 이제 더 이상 종양 때문에 옷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일반 브래지어를 착용할 수 있고 적당한 사이즈의 옷을 살 수 있게 됐다. 흉터에 신경 쓰지 않는 에이미는 등을 과시하기 위해 홀터 탑과 수영복도 여러 개 구입했다. 남편 존은 더 이상 아내를 포옹하거나 신체적 애정을 표현할 때 통증을 유발할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존은 “이제 종양이 사라져 에이미와 신체적 접촉도 마음껏 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통증없이 자라나는 양성 종양…유전, 비만 등의 영향 

한편, 에이미의 등에 난 지방종은 일반적으로 부드럽고 움직일 수 있으며 통증이 없는 지방 조직으로 이루어진 종양이다. 피부와 기저 근육층 사이의 등 위쪽, 어깨, 복부에서 가장 자주 발견된다. 지방종의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 중년의 나이, 비만, 부상, 방사선 치료, 당뇨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주로 40대에서 60대 사이 성인에게 발생하나 어린이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증은 없으며 오랫동안 크기 변화가 없거나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자라서 10cm 이상의 거대 지방종(giant lipoma)이 되기도 한다.

지방종의 특수한 형태로는 드물게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가족성 지방종, 중년 남성의 목 쪽에 주로 발생하는 양성 대칭성 지방종(Madelung씨 병), 폐경기 이후 비만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동통성 지방종 등이 있다.

이러한 지방종 사례는 과소 보고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에 따르면 인구의 1%가 지방종에 걸린다고 추정되며 발생률은 매년 1000명당 약 2명에 이른다. 양성 종양은 제거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불편함에 따라 제거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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