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때문?…음식 거부하는 아이 2배 늘어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팬데믹이 어린이와 청소년에 미치는 새로운 영향이 드러났다. 지난해 아이들의 섭식 장애와 입원이 급증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

미국 ‘헬스데이 뉴스’에 의하면 캐나다 전역 6개 어린이 병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팬데믹의 1차 유행 기간 동안 거식증을 새로 진단받은 사례가 거의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율도 팬데믹 이전에 비해 3배 가까이 더 높아졌다. 앞서 미국과 호주에서 실시한 3건의 소규모 연구에서도 팬데믹 중 섭식장애 입원의 증가를 보여주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몬트리올 아동병원의 섭식장애 프로그램 책임자 홀리 아고스티노 박사는 “우리의 연구는 새롭게 거식증 진단을 받은 아이들에게만 초점을 맞췄다”고 말한다. 이전에 신체 이미지와 불안감 또는 다른 정신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아이들이 팬데믹을 계기로 티핑 포인트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많은 부분은 아이들의 루틴이 바뀐 사실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인다. 식사, 운동, 수면 패턴, 친구와의 연결 등 모든 문제에 차질이 생기면서, 취약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음식 제한을 하게 됐다는 것. 그는 우울증과 불안감은 섭식장애와 겹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신건강 상태가 악화되면 일부 아이들은 거식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뉴욕시에 본부를 둔 전미섭식장애협회에 의하면 언제든 젊은 여성의 약 0.4%, 젊은 남성의 약 0.1%는 거식증을 앓고있다. 섭식 장애는 칼로리와 음식에 대한 극도의 제한과 체중 증가에 대한 심한 두려움이 특징이다.

팬데믹과 청소년의 섭식장애

아고스티노 박사 연구팀은 2020년 3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9세부터 18세 사이 거식증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사례를 조사했다. 그 수치를 팬데믹 이전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비교했다.

연구 결과 팬데믹 기간 동안 한 달 평균 41건의 새로운 거식증 환자가 발생했다. 팬데믹 이전에는 약 25건이었다. 섭식장애로 병원에 입원한 사례는 2020년의 경우 한 달에 20건, 팬데믹 이전에는 약 8건에 불과했다. 이 연구는 ‘JAMA 네트워크 오픈’ 온라인판에 실렸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앤아버에 있는 미시간대 종합 섭식장애 프로그램을 맡은 나탈리 프로하스카 박사는 올 초 발표한 연구에서 팬데믹 첫 1년간 섭식 장애 입원이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프로하스카 박사는 “각 나라 청소년들이 정신건강 문제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 역시 팬데믹이 아이들의 정상적 일상에 지대한 장애를 초래한 것이 섭식 장애의 증가에 기여했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는 “섭식 장애가 진행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치료를 받으러 온 아이들은 팬데믹이 유발요인이 됐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아고스티노 박사는 “섭식장애는 0에서 100으로 갑자기 올라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녀가 음식 선택이나 운동에 대해 엄격해지거나 몸무게에 집착하는 등 조기 경고 신호를 보낼 때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같은 징후가 보이면 자녀와 함께 대화를 하거나 소아과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그는 “소아과 의사들도 섭식장애를 염두에 두고, 어린이나 청소년이 체중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우 관련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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