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30일 (금)

몸속 동맥에서 피가 샌다면?⋯액체가 젤로 변해 출혈 멈춘다

FDA, '엠브레이스' 동맥 출혈 치료 허가 확대⋯30일 치료 성공률 90%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미국 FDA가 동맥 출혈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 범위를 확대한 '엠브레이스'의 액체 주입장치. 두 종류의 액체를 동시에 주입하면 혈관 안에서 젤이 형성돼 혈류를 차단한다. 사진=인스틸라

몸속 동맥에서 피가 날 때 액체를 주입, 출혈을 멈추는 의료기기가 미국에서 새로운 치료 용도로 승인받았다. 혈관에 들어간 두 종류의 액체가 젤로 변해 피가 흐르는 길을 막는 기술을 활용한다.

미국 의료기기 업체 인스틸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사의 '엠브레이스(Embrace)'를 말초동맥 출혈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허가 대상은 지름 6mm 이하의 말초동맥이다.

엠브레이스는 2025년 8월 5일 FDA의 첫 승인을 받았다. 당시에는 혈관이 많이 발달한 종양에 혈액을 공급하는 지름 5mm 이하의 말초동맥을 막는 용도였다. 이번 승인으로 종양 치료뿐 아니라 동맥 출혈을 멈추는 데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금속 코일과 달리 혈액 응고에 의존하지 않아

엠브레이스는 혈관을 인위적으로 막는 '색전술'에 사용하는 기기다. 의료진은 가느다란 관인 카테터를 혈관에 넣어 치료할 부위까지 이동시킨 뒤, 혈관을 막는 물질을 주입한다.

엠브레이스는 이 과정에서 두 종류의 액체를 쓴다. 의료진이 두 액체를 동시에 주입하면 혈관 안에서 서로 반응해 2초 이내에 젤로 변한다. 젤이 혈관 내부를 채우면서 출혈 부위로 가는 피의 흐름을 막는다.

의료진이 혈관 출혈을 막는 의료기기 '엠브레이스'의 용액을 준비하는 모습. 이 제품은 두 액체가 혈관 안에서 젤로 변해 출혈 부위로 가는 혈류를 차단한다. 사진=인스틸라

젤의 주성분은 의료용 소재인 폴리에틸렌글리콜이다. 제조사에 따르면 혈관을 막은 젤은 약 11개월에 걸쳐 서서히 분해되며, 분해된 물질은 몸 밖으로 배출된다.

기존 색전술에서는 주로 금속 코일이나 작은 입자를 이용한다. 금속 코일은 혈액이 굳으면서 혈관을 막는 과정에 일부 의존한다. 따라서 피가 잘 굳지 않는 환자에게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엠브레이스는 젤 자체가 혈관을 채우므로 혈액 응고 기능에 의존하지 않고 혈류를 차단한다.

미국 22개 의료기관서 임상⋯130명 중 110명 평가

이번 승인의 근거는 미국 22개 의료기관에서 동맥 출혈 환자 130명을 등록해 진행한 'HALT' 임상시험이다.

올해 4월 미국 중재영상의학회 학술대회에서 공개한 예비분석에서는 30일까지 평가를 마친 환자 110명 중 90.0%가 치료에 성공했다. 추가로 혈관을 막는 물질을 사용하거나 응급수술·재시술을 받지 않고 출혈을 멈춘 비율이다.

나머지 20명은 조기 연구 종료나 사망, 추적 실패 등의 이유로 30일 평가를 마치지 못했다. 평가 대상에서는 연구진이 미리 정한 중대한 이상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의도하지 않은 혈관이 막히거나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등의 합병증이 포함된다.

인스틸라는 29일 FDA 승인 발표에서도 30일 치료 성공률 90.0%를 제시했다. 연구에서 정한 중대한 이상사례가 발생하지 않은 비율은 100%였다.

다만 이번 시험에는 기존 치료법을 사용하는 대조군이 없었다. 엠브레이스가 기존 색전술보다 효과가 뛰어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젤이 의도하지 않은 혈관으로 흘러 들어가면 정상 조직에 피가 공급되지 않을 위험도 있다.

동맥 출혈은 심한 외상뿐 아니라 위장관이나 간·신장 등 몸속 장기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갑자기 많은 피를 토하거나 검은 변을 보면서 어지럼증, 식은땀, 실신 등이 나타나면 심각한 내부 출혈일 수 있다. 이럴 때는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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