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31일 (토)

“왼쪽 배 아파 검사했더니”…신장 위 ‘이곳’에 32cm 암덩어리

64세 여성 왼쪽 부신에서 거대 종양 발견…호르몬 이상 없이 자라 간·장 압박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수술 준비를 위해 천장을 보고 누워 있는 환자의 복부가 암 덩어리 때문에 튀어나와 있다. 오른쪽 상단은 몸속에서 제거한 5kg에 달하는 암 덩어리. 사진=임상증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

윗배 통증과 체중 감소로 병원을 찾은 여성의 뱃속에서 무려 5kg에 달하는 암덩어리가 발견된 사례가 보고됐다.

암은 신장 위에 붙어 있는 작은 호르몬 기관인 부신에서 자랐다. 사례를 보고한 이란 라슈트 아리아병원 흉부·일반외과 의료진은 문헌에 보고된 부신피질암 중에서도 매우 큰 종양 사례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여성은 일주일 동안 이어진 왼쪽 윗배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배가 꽉 찬 듯한 느낌과 메스꺼움, 구토, 미열도 있었다. 특별히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줄었고 빈혈 징후도 나타났다. 진찰 당시 배는 눈에 띄게 부풀어 있었고, 왼쪽에서 크고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졌다.

호르몬 검사는 정상이었는데…배 안에서 32cm 종양 발견

초음파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왼쪽 부신에 약 32×14×12cm 크기의 종양이 확인됐다. 종양은 간을 압박하고 장을 오른쪽 골반 쪽으로 밀어낼 정도로 컸다. 하지만 영상에서 주변 장기로의 침범이나 다른 부위로의 전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호르몬 검사 결과가 정상이었다는 것이다. 부신은 혈압과 체내 수분 균형, 스트레스 반응 등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만든다. 부신피질암은 부신의 바깥층인 피질에서 생기는 암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 따르면 연간 인구 100만 명당 약 2명에게 발생하는 희귀암이다.

일부 부신피질암은 호르몬을 과도하게 만들어 특징적인 신체 변화를 일으킨다. 코르티솔이 많아지면 얼굴이 둥글어지고 배에 지방이 쌓이는 반면 팔다리는 가늘어질 수 있다. 혈압과 혈당이 오르기도 한다. 남성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여성은 얼굴과 몸에 털이 늘고 목소리가 굵어지거나 월경이 멈출 수 있다.

반면 이 여성처럼 호르몬 과다 분비가 없는 ‘비기능성’ 종양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종양이 커져 주변 장기를 누르면서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전형적인 호르몬 이상 증상이 없더라도 크고 비기능성 복부 종양이 발견되면 부신피질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5kg 종양 제거했지만 출혈 발생…비장 절제와 재수술까지

의료진은 여러 진료과의 논의를 거쳐 배를 절개하고 종양을 제거하기로 했다. 거대한 종양을 간과 장 등 주변 장기에서 조심스럽게 분리했다. 왼쪽 신장은 보존했지만, 수술 중 비장의 겉막이 손상되면서 출혈이 발생해 비장도 제거해야 했다. 비장은 혈액을 걸러내고 면역 기능을 돕는 장기다. 몸 밖으로 꺼낸 종양의 무게는 5kg이었다.

여성은 수술 후 집중 관찰을 위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그러나 다음 날 배액관으로 피가 나오고 혈액 속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졌다. 의료진은 다시 수술해 출혈 부위를 찾아 지혈했다. 이후 회복은 순조로웠고, 여성은 수술 후 8일째 퇴원했다.

제거한 종양의 조직검사 결과는 부신피질암. 잘라낸 조직의 경계에서는 암세포가 확인되지 않았다. 여성은 이후 종양내과에서 추가 치료를 위해 항암제 복용을 시작했다.

의료진은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이 장기적으로 암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여성은 추적 관찰에서 재발이 보고되지 않았으며, 의료진은 장기적인 경과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국제 학술지 《임상증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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