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9일 (목)

유산균 먹어도 장에 못 붙었다?⋯항생제 뒤엔 되레 회복 방해

[송무호의 비건뉴스] 150. 프로바이오틱스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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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먹어도 장에 못 붙었다?⋯항생제 뒤엔 되레 회복 방해
우린 모두 더 건강해지려 유산균을 찾아 먹는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장 건강을 얘기할 때 유바이오시스(Eubiosis)란 용어가 있다. 피부, 장, 질과 같은 신체 환경에서 미생물군이 건강한 균형을 이룬 상태를 의미하며 '유익균'이 '유해균'보다 많고 다양한 미생물들이 공존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균형이 깨지는 것을 디스바이오시스(Dysbiosis)라 하는데 이런 미생물 불균형은 '유해균' 비율이 높아져 염증을 유발하고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아래 그림) [1, 2].

Y Jia, et al. International Journal of Food Science and Technology 2025

유익균과 유해균, 비율은 얼마일까?

장내 미생물을 “유익균 몇 %, 유해균 몇 %”처럼 고정 비율로 나누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장내 미생물은 복잡한 장내 환경에 따라 다양한 행동을 보이고, 특정 종은 개인에 따라 유익할 수 있지만 다른 개인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3].

장내 미생물군은 개인에 따라 고유한 다양성이 있기에 절대적인 비율이란 없지만, 편의상 대략적인 분포도를 추정한다.

한국의과학연구원에서 건강한 한국 성인의 장내 미생물군은 유익균 25%, 유해균 15%, 중간균 60% 정도의 비율을 가진다고 보고했다. 장 내 환경이 좋을 땐 중간균이 유익균 역할을 하므로, 건강한 사람의 장내 세균은 대략 "유익균:유해균 = 85:15" 정도의 비율이 된다고 한다 [4].

유산균 보충제를 먹으면 유익균이 늘어날까?

1908년 노벨상을 수상한 엘리 메치니코프(Elie Mechinikoff)는 불가리아 농부들의 장수 비결이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젖산간균)로 만든 유산균 발효유(요구르트)라고 주장했다. 이후 많은 과학자가 사람 몸 안에서 건강을 돕는 미생물 연구를 했고, 수많은 사람이 유산균 보충제를 섭취하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19 이후 면역력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미 대중화된 프로바이오틱스가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21년 약 614억 달러 규모였던 세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연평균 8.3% 이상 성장하여 2026년에는 900억 달러(약 120조 원) 이상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5].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면서 장내 미생물에 대한 연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6].

“진짜 효과가 있을까?”⋯와이즈만 연구소의 답

프로바이오틱스는 보편적인 건강 보충제로 자리 잡았지만, 외부에서 넣어주는 세균인 프로바이오틱스가 "진짜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문은 계속 있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좋다” “장에 정착해서 유익균을 늘린다”는 식의 주장이 많았지만 실제로 장 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정밀하게 보여준 연구는 없었다.

오랫동안 의문이던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소 중 하나인 이스라엘 ‘와이즈만과학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에서 2018년 세계 최상급 저널인 ‘셀(Cel)’에 발표하였다 [7].

외부에서 들어온 균, 대장 점막에 정착할까?

기존의 연구들은 대변에서 나오는 균들을 분석하여 유산균 효과를 추정하였지만, 실제로 그 균들이 대장 점막에 정착(colonization) 하는지 여부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와이즈만 팀은 15명의 건강한 성인에게 가장 흔히 사용되는 11가지의 프로바이오틱스 균주가 든 보충제(최소 250억 마리, 이중 코팅처리, 하루 2번)를 4주간 투여한 후 단순 대변 검사만 한 것이 아니라(이 점이 매우 중요), 실험 전과 실험 3주 후 내시경으로 장 점막 조직을 직접 채취해 정착 여부를 판정하였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모든 사람의 장에 정착한 것이 아니었다. ‘받아들이는 사람(Permissive;허용군)’과 ‘밀어내는 사람(Resistant;저항군)’이 있었고 개인 차가 매우 컸다.

15명 중 6명(40%)의 장 점막에는 정착했지만(*2명은 강하게, 4명은 약하게) 나머지 9명(60%)에는 정착하지 못하고 대변으로 배출되었다. 장내에는 이미 수많은 고유 세균(Resident flora)들이 강한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어 새로 들어온 균이 정착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연구자들은 대변에 나오는 균주로 정착 여부를 판단할 수 없었고, 모든 사람에게 맞는 만능의 제품(one-size-fits-all)이란 없기에 개인별 맞춤 프로바이오틱스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었다.

“40% 정도 정착했다면 괜찮은 것 아닌가?”

의학적 관점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결론 낼 수 없다. 그 이유는 균의 정착이 곧 임상적 효과를 의미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점막에서 균이 검출되는 것과 건강상 이득을 보는 건 별개의 문제다. 허용군(Permissive)이라 해도 기존 미생물군을 대체한 것이 아니고, 우세균주가 된 것도 아니며, 복용 중단 후 대부분은 수일 내 대장에서 사라지기에 일시적인 거주자(Transient resident)에 가깝다.

더 큰 문제는 정착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항생제 뒤 유산균을 먹었더니

세균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는 현대 의학의 초석이다. 항생제는 의도치 않게 몸 속 장내 미생물군도 파괴한다. 나쁜 균만 죽이는 게 아니라, 융단 폭격으로 좋은 균과 나쁜 균을 모두 죽인다.

그로 인해 설사나 복부 불편감이 흔히 발생하고, 증상 완화를 위해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를 권장하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대한 연구를 와이즈만 연구팀이 처음으로 진행했다 [8].

건강한 지원자에게 항생제를 1주일 투여해 장내 미생물군의 상당량을 파괴했다. 실험 대상자 중 한 그룹은 항생제 투여 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지만, 약 3주 뒤 장내 미생물군은 저절로 정상으로 돌아왔다.

반면 다른 그룹은 항생제 투여 후 11가지 균주가 포함된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를 투여받았는데, 보충제의 균주들이 장을 점유하고 자연적인 미생물의 재군집화(reconstitution)를 방해하여 5개월 뒤에도 장내 미생물군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즉, 프로바이오틱스가 건강한 장 활동을 오히려 방해한 것이다. 아무것도 안한 것이 더 결과가 좋았다(자가치유 능력을 가진 인체의 위대함).

“똑같은 제품이 모두에게 효과 있기를 바라는 건 잘못”

보충제 속 균주가 점막에 정착한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었다.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역사상 기념비적인 두 논문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첫째, 평상시에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어도 내 장에 정착하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 둘째, 항생제 복용 후엔 차라리 자연적으로 회복되도록 두는 것이 프로바이오틱스를 먹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

두 논문의 교신저자인 에란 엘리나브(Eran Elinav) 박사는 "시중에 파는 똑같은 제품이 모두에게 효과가 있기를 바라는 것은 잘못됐다.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기에 개별 환자에 맞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해로울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식품이나 제품들이 수퍼마켓, 마트 등에서 검증 없이 팔리고 있는 관행에 대해 부분적인 제한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9, 10].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슈피겔 “돈을 변기에 버리는 격”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가디언 등 주요 언론들은 "프로바이오틱스가 사람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아래 기사)[11, 12, 13].

독일의 대표적인 시사잡지 슈피겔지는 와이즈만연구소의 발표에 대해, 건강한 사람이 특별한 장 문제가 없는데도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것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말하자면 "돈을 변기에 버리는 것이다"라고 논평했다 [14].

우리나라 국립암센터 김미경 박사도 “세계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건강에 유효하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일부 동물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지만, 실제 사람에게 적용한 모든 임상연구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아래 기사) [15].

'프로바이오틱스'라는 용어는 마치 모든 사람에게 유익하다는 인식을 갖도록 마케팅되어 왔지만 실제 연구 결과들은 달랐다.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는 장 건강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돈을 변기에 버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란다.

송무호 의학박사, 정형외과·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참고문헌

1. K Makki, EC Deehan, J Walter, F Bäckhed. The impact of dietary fiber on gut microbiota in host health and disease. Cell host & microbe 2018;23(6):705-715.

2. Y Jia, Y Liu, Y Wu, et al. From diet to microbiota: how fruits and vegetables influence gut microbiota. International Journal of Food Science and Technology 2025;60(1):vvae008.

3. P Dey. All That Glitters Ain't Gold: The Myths and Scientific Realities About the Gut Microbiota. Nutrients 2025;17(19):3121.

4. Biotech News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franciaga&logNo=221853866034&navType=by

5. PR Newswire https://www.prnewswire.com/news-releases/probiotics-market-worth-91-1-billion-by-2026--exclusive-report-by-marketsandmarkets-301331358.html#:~:text=Probiotics

6. P Dey. All That Glitters Ain't Gold: The Myths and Scientific Realities About the Gut Microbiota. Nutrients 2025;17(19):3121.

7. N Zmora, G Zilberman-Schapira, J Suez, et al. Personalized gut mucosal colonization resistance to empiric probiotics is associated with unique host and microbiome features. Cell 2018;174(6):1388-1405.

8. J Suez, N Zmora, G Zilberman-Schapira, et al. Post-antibiotic gut mucosal microbiome reconstitution is impaired by probiotics and improved by autologous FMT. Cell 2018;174(6):1406-1423.

9. 사이언스타임즈 https://www.sciencetimes.co.kr/nscvrg/view/menu/248?searchCategory=220&nscvrgSn=181498

10.BBC뉴스 https://www.bbc.com/korean/news-45443346

11. Gardian https://www.theguardian.com/science/2018/sep/06/probiotics-not-as-beneficial-for-gut-health-as-previously-thought

12. 워싱턴포스트 https://www.washingtonpost.com/national/health-science/are-probiotic-supplements-for-your-gut-really-good-for-you/2019/03/08/6e285bd6-3a1c-11e9-aaae-69364b2ed137_story.html

13. CNN https://edition.cnn.com/2018/11/27/health/probiotics-antibiotics-partner/index.html

14.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society/health/1104686.html

15. 시사저널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8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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