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같은 목소리로 “네”라고 답해도 누구는 확신에 차 보이고, 누구는 자신 없어 보인다. 그 차이를 만드는 단서는 눈과 눈썹에 있을 수 있다. 눈썹을 올리거나 눈을 천천히 깜박이는 움직임은 답변을 더 자신 있게 보이게 하고, 눈썹을 내리거나 눈을 찡그리는 움직임은 확신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글래스고대 요나스 뇔레 박사와 교신저자인 레이철 잭 연구진은 얼굴 움직임이 말하는 사람의 자신감을 판단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영국 왕립학회보 B: 생물과학(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백인 영국인 22명과 표준중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중국인 22명 등 총 44명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두 문화적 배경을 각각 반영한 컴퓨터 생성 인물이 ‘예’ 또는 ‘아니요’라고 답하는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 속 인물이 말하는 단어와 목소리 톤은 동일하게 유지했다. 대신 눈과 눈썹 주변의 움직임을 바꿨다. 참가자들은 각 영상을 본 뒤 인물의 답변이 얼마나 자신감 있게 느껴지는지 평가했다. 말과 목소리의 영향을 통제한 상태에서 얼굴 움직임만으로 평가가 달라지는지 살펴본 것이다.
그 결과, 두 문화권 참가자 모두 눈썹을 올리거나 눈을 느리게 깜박이면서 하는 답변을 더 자신감 있게 받아들였다. 반대로 눈썹을 내리거나 눈 주위에 힘을 줘 찡그리는 움직임은 답변에 확신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줬다. 같은 말을 같은 목소리로 전달해도 얼굴 움직임에 따라 듣는 사람의 해석이 달라졌다.
기존에는 ‘음’, ‘아마도’ 같은 표현이나 높은 음높이, 말끝을 올리는 억양, 느린 말하기 속도가 확신 부족을 드러내는 단서로 알려져 있었다. 질문을 받은 사람이 생각에 잠긴 표정이나 얼굴로 어깨를 으쓱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는 관찰도 있었지만, 얼굴 움직임이 듣는 사람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덜 연구됐다.
이번 연구는 얼굴 표정이 말을 따라가는 부수적인 움직임을 넘어, 말의 의미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기서 확인한 것은 말하는 사람의 실제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그 답변을 더 확신에 찬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뇔레 박사는 “사람들은 말을 해석할 때 단어와 목소리 이상의 정보를 활용한다”며 “언어적 내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얼굴 신호를 조작한 결과, 얼굴 움직임만 바꿔도 답변이 얼마나 확신에 차 있거나 망설이는 것처럼 보이는지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잭 연구진은 “문화권에 관계없이 눈썹 올리기와 눈 천천히 깜박이기는 더 높은 자신감으로, 눈썹 내리기와 눈 찡그리기는 의심으로 받아들여졌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말에 동반되는 것이 아니라 말이 어떻게 이해되는지를 적극적으로 바꾼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