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걀과 고기에 들어 있는 영양소가 태어날 아이의 인지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임신 중 달걀과 고기의 콜린을 보충제로 섭취한 여성의 자녀가 네 살 때 지능검사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고, 사회적 위축 행동도 적게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 안슈츠 의대 샤론 헌터 박사와 로버트 프리드먼 정신의학과 교수 연구진은 임신 중 포스파티딜콜린 보충이 자녀의 행동과 인지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포스파티딜콜린은 식품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콜린의 한 형태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 산부인과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진은 콜로라도대 병원 산전 진료기관과 협력 병원을 통해 실험에 참여한 임신부 206명을 무작위로 두 집단에 배정했다. 한 집단은 임신 16주부터 출산 때까지 포스파티딜콜린 9,000mg을, 다른 집단은 위약을 섭취했다. 임신부와 연구진 모두 누가 보충제와 위약을 받았는지 알지 못하는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후 자녀가 생후 18개월부터 4세가 될 때까지 부모가 작성한 아동행동평가척도로 사회적 위축과 주의력 문제를 살폈다. 행동 평가에는 자녀 142명이 참여했다. 인지 능력은 3세와 4세에 평가했으며, 유아용 웩슬러 지능검사를 활용했다.
4세 때 지능검사 결과, 보충제군 자녀의 전체 지능지수는 위약군보다 평균 7.8점 높았다. IQ가 120점을 넘은 아이는 보충제군에서 검사받은 54명 중 10명, 위약군에서는 49명 중 2명이었다.
사회적 위축 행동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여러 가지 위축 행동을 보이거나 이러한 문제가 지속된 아이의 비율은 보충제군에서 4%, 위약군에서 24%였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거의 보이지 않거나 사회적 활동을 피하고, 눈맞춤이 줄어드는 행동 등이 평가에 포함됐다.
추가 탐색 분석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 관련 행동척도 점수가 전문적인 평가를 권할 수준이면서 언어적 어려움도 보인 아이가 보충제군 71명 중 1명, 위약군 71명 중 10명이었다. 이는 행동척도와 언어 문제를 평가한 결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확진 여부를 비교한 것은 아니다. 주의력 문제는 두 집단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콜린이 태아의 신경세포 발달에 관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콜린은 발달 중인 신경세포에서 CHRNA7 유전자와 관련된 수용체를 활성화한다. 이 수용체는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체계를 갖추는 데 관여한다.
프리드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신 중 콜린 보충제가 아이의 뇌 발달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추가 근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임신 중 영양 섭취와 태아 뇌 발달의 관계를 이해하고 콜린 보충에 관한 후속 연구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연구 기간에 임신부나 자녀에게서 보충제와 관련된 유의한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 고려할 한계도 있다. 최초 참가자의 약 3분의 1이 자녀의 4세 평가까지 참여하지 않았고, 사회적 행동은 부모의 보고를 바탕으로 평가했다. 연구진은 아이가 성장한 뒤에도 차이가 유지되는지 확인하려면 더 많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위 연구는 보충제를 기반으로 한 가운데 콜린이 풍부한 대표 식품은 달걀노른자와 소고기, 닭고기, 생선이다. 우유와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에도 들어 있으며, 식물성 식품에서는 대두를 비롯한 콩류와 땅콩, 표고버섯,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해바라기씨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식품마다 콜린 함량이 달라 달걀과 육류 생선, 콩류 등을 식단에 고루 포함하면 다양한 식품으로 콜린을 보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