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줄어든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단백질을 챙겨 먹고 걷기와 근력 운동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꾸준히 운동하는데도 어느 순간 계단을 오르기 힘들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동작이 버거워지거나 휘청했을 때 몸이 예전처럼 빠르게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스포츠의학 전문가 홍정기 차의과대 스포츠의학대학원 원장은 신간 『홍정기의 장수근육 혁명』에서 그 이유를 ‘속근(速筋)’에서 찾는다. 근육의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전부터 속도와 파워, 협응성과 같은 ‘근육의 성능’이 먼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 들수록 먼저 약해지는 ‘빠른 근육’
우리 몸의 근육은 크게 천천히 수축해 오래 버티는 데 유리한 지근과 빠르게 수축해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내는 속근으로 나뉜다. 지근이 걷기나 자세 유지 등에 주로 쓰인다면 속근은 넘어질 때 재빨리 몸을 바로잡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고 순간적으로 뛰는 등 빠르고 강한 움직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노화 과정에서 속근의 기능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책은 근육량 자체보다 근력을 비롯한 실제 근육의 기능이 더 빠르게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 등을 소개하며,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는 단순히 근육의 ‘양’을 유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근육의 성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나이가 들어서도 속도와 파워, 협응성을 유지해 일상생활을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근육을 ‘장수근육’이라고 정의한다. 오래 사는 것뿐 아니라 원하는 곳을 걷고 여행하며 자신의 몸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기능적 장수’를 위해 필요한 근육이다.
“걷기만으로는 부족”…짧고 빠르고 강하게
책은 대표적인 건강 운동인 걷기에도 질문을 던진다. 걷기가 나쁜 운동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일정한 속도로 오래 걷는 운동은 지근을 사용하는 데 유리하지만, 순간적으로 빠르고 강한 힘을 내는 속근까지 충분히 자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홍 원장은 장수 운동의 원칙으로 ‘짧고, 빠르고, 강하게’를 제시한다. 운동 시간을 무조건 늘리기보다 짧더라도 근육과 신경계에 필요한 자극을 주고, ‘빠르게 움직이겠다’는 의도를 갖고 동작하라는 것이다. 운동에 적응하면 횟수나 속도, 저항을 단계적으로 높인다.
특히 고령이라고 해서 속근 운동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책에서는 90세 이상 노인도 저항 운동을 통해 근력을 높인 연구 등을 소개하며 나이가 들어서도 적절한 운동 자극에 근육이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평생 하나만 한다면 ‘스쿼트’
저자가 장수근육을 위해 가장 강조하는 운동은 스쿼트다. 걷기와 계단 오르기, 의자에서 일어나기, 균형 잡기 등 일상적인 움직임 대부분에 하체 근육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책에는 같은 자리에서 반복하는 일반적인 스쿼트를 넘어 발의 위치와 움직이는 방향, 속도와 강도를 달리한 12가지 스쿼트가 담겼다. 맨몸 스쿼트에서 시작해 앞뒤·좌우 움직임과 한 발 동작, 반동과 점프 등을 단계적으로 더해 속근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하루 3분씩 따라 할 수 있도록 4단계 운동 루틴과 저자의 동작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 QR코드도 수록했다.
저자 홍정기 원장은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에서 운동과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프로스포츠와 국가대표 선수들의 재활·컨디셔닝을 담당해왔다. 현재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 원장과 한국선수트레이닝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홍정기의 장수근육 혁명』은 근육량과 운동 시간에 집중해온 기존 운동법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얼마나 오래 운동하느냐’가 아닌 ‘어떤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느냐’라는 새로운 노년 운동의 기준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