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9일 (화)

아시안게임 100m 허들, 日 후쿠베 마코⋯ ‘이 병’ 이겨내고 금메달

림프종·결핵과 증상 비슷해…조직검사로 진단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금메달을 따낸 뒤 브이 포즈를 취하는 후쿠베 마코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본 육상선수 후쿠베 마코(30)가 2년 가까이 앓아온 기쿠치병을 이겨내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다.

후쿠베는 지난 27일 일본 나고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100m 허들 결승에서 12초74를 기록해 우승했다. 2위 나카지마 히토미(12초78)와는 0.04초 차였다. 일본이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건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이다.

후쿠베는 2024년 파리올림픽을 마친 그해 가을부터 목에 심한 통증과 림프절 부종을 겪었다. 이후 반복적으로 열이 나면서 '기쿠치병'으로 불리는 조직구 괴사성 림프절염 진단을 받았다. 심한 발열 뒤에는 체중이 3kg가량 줄기도 했고, 올해 4월에도 간헐적으로 열이 났다고 밝혔다.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번 대회를 은퇴 무대로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목 림프절 붓고 열나는 '기쿠치병'

후쿠베를 괴롭힌 기쿠치병은 기쿠치-후지모토병, 또는 조직구 괴사성 림프절염으로 불리는 질환이다. 1972년 일본 의사 기쿠치가 처음 보고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서울아산병원 자료에 따르면 림프절이 0.5~4㎝ 정도로 커지면서 염증과 통증이 동반된다. 주로 목 주변 림프절이 붓고 아프면서 발열이 함께 나타나고, 피로감과 발진, 관절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비교적 드문 병이지만 30세 이하의 젊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고,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많이 보고된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약 4배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바이러스 등 감염이 원인으로 제기돼 왔지만 특정 원인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면서 림프절에 염증과 조직 괴사가 발생하는 게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비슷한 질환 많아 진단 까다로워

기쿠치병은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으로는 다른 병과 구분하기 어렵다. 악성 림프종, 결핵, 백혈병, 전신 홍반 루푸스와 증상이 비슷해 오진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드물게는 루푸스와 함께 발병하기도 한다.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NCBI)에 따르면 부어 있는 림프절의 조직을 직접 확인하는 검사가 필요하다. 바늘로 소량의 세포만 뽑는 세침흡인검사는 충분한 조직을 얻기 어려워 진단에 한계가 있다. 림프절을 떼어내 검사하거나 초음파를 보면서 조직을 채취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특별한 치료제는 없어

기쿠치병은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제가 없다. 대부분 1~4개월 안에 저절로 좋아진다. 발열이나 통증이 심하면 해열진통제·소염진통제로 증상을 완화하고, 림프절 밖 다른 조직까지 침범해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될 때는 저용량 스테로이드 같은 면역조절 치료를 쓰기도 한다.

후쿠베도 뚜렷한 치료법 없이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쉬면서 회복을 기다려야 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겨울 내내 기초체력을 다시 쌓으며 몸 상태를 만들었다. 후쿠베는 "나는 힘들면 쉴 수 있지만 일하거나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자신이 계속 뛰는 모습으로 기쿠치병에 대한 인식이 넓어지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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