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28일 (월)

호기심에 ‘이 씨앗’ 삼킨 11세女⋯구토·설사에 호흡곤란까지?

어린이, 피마자 기름 짜는 아주까리 씨앗 5개 씹어 먹고 중독⋯씨앗 속 맹독성 물질 ‘리신’ 성분 탓
반려견, 산책하다 아주까리 기름 짜고 남은 찌꺼기로 만든 비료를 사료로 착각해 먹고 중독·사망 사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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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어린이가 구토와 복통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아주까리(피마자) 씨앗 다섯 알을 씹어 삼킨 11세 여아가 복통 설사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간 사례가 보고됐다. 아주까리 기름을 짠 뒤 남은 찌꺼기(유박)로 만든 비료를 먹은 반려견이 중독 사고를 일으키고 심하면 죽는 사고도 발생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주까리(피마자) 잎은 정월 대보름 때 찹쌀밥과 오곡밥을 싸는 데 쓰였다. 푹 삶은 아주까리 잎은 많은 사람에게 추억이 깃든 나물이다. 그런 아주까리가 특유의 독성 물질 때문에 어린이와 반려견에게 중독 사고를 일으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아주까리 씨앗, 그리고 아주까리로 기름을 짜낸 뒤 남은 찌꺼기(유박)로 만든 비료에는 맹독성 천연 단백질인 ‘리신’(Ricin) 성분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에콰도르 엔리케 가르세스 종합병원 연구팀에 의하면 평소 건강하던 11세 여아가 아주까리 씨앗 5개를 호기심으로 씹어 삼킨 뒤 응급실에 실려 갔다. 이 환자는 씨앗을 삼키고 5시간이 지난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구토와 묽은 설사에 시달렸고 심한 복통과 전신 쇠약, 호흡곤란 증세까지 겪었다. 결국 씨앗을 씹어 삼킨 지 24시간 뒤에 큰 병원 응급실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이 환자는 전해질 불균형과 탈수 증상을 고치기 위해 전해질과 수액 보충 등 보존적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이후 상태가 점차 좋아져 완전 회복한 뒤 퇴원했다. 연구팀은 이 사례 연구 결과(Accidental Castor Bean (Ricinus communis) Poisoning in a Pediatric Patient: A Case Report and Literature Review)를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발표했다.

이 사례는 아주까리 씨앗 몇 개가 소아 환자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정월대보름이면 푹 삶아 부드럽게 만든 아주까리 잎에 복을 기원하던 옛 추억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푹 삶는 과정을 거쳐 독성을 없앤 아주까리 잎은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전통 웰빙 식재료였다.

시골의 집 근처에서 자라고 있는 아주까리(피마자). 예전에는 정월 대보름 때 아주까리 잎을 푹 삶아 찹쌀밥과 오곡밥을 싸서 먹었다. 새해의 복을 쌈 싸듯이 모아서 먹으면서 풍년과 건강을 빌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아주까리는 어린이는 물론 반려견에게 심각한 독성 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특히 반려견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맹독의 덫이 될 수 있다. 반려견은 산책을 하다가, 피마자 씨앗에서 기름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으로 만든 유박비료를 사료로 착각해 먹고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유박비료는 가을철에 정원의 조경 정비와 월동 전 토양 관리를 위해 아파트 화단과 공원 산책로에 많이 뿌려진다. 이 비료는 사료 알갱이와 모양이 흡사하고 고소한 냄새를 풍긴다. 이 때문에 반려견이 이를 사료로 착각해 덥석 집어먹고 극심한 구토와 출혈성 장염,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최근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손길과 반려견의 발길이 닿는 곳에 아주까리의 맹독이 도사리고 있으니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아주까리(피마자) 잎은 예전에 많이 먹던 나물이고 요즘도 일부 시골에서 먹는데 왜 독성이 있나요?

A1. 아주까리 잎은 푹 삶는 조리 과정을 거치면서 독성 성분이 분해돼 나물로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날것이나 씨앗, 그리고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유박)에는 맹독성 단백질인 리신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Q2. 아주까리 풀은 아직도 곳곳에 있지 않나요?

A2. 아주까리는 생명력과 번식력이 강해 과거 시골의 텃밭 울타리나 빈터, 길가 등에서 야생으로 자라거나 흔하게 재배되곤 했습니다. 지금도 도시의 야산이나 시골의 농가 주변, 하천변 등에서 자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Q3. 유박비료는 어디에 주로 쓰이나요?

A3. 가을철 정원의 조경 정비나 월동 전 토양 관리를 위해 도심 속 아파트 단지의 화단, 공원 산책로, 가로수 주변 등 일반 시민과 반려견이 자주 오가는 장소에도 많이 뿌려집니다.

Q4. 어린이가 피마자 씨앗을, 반려견이 유박비료를 먹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A4. 즉시 섭취한 물질의 남은 조각이나 포장지를 확보해 지체 없이 동물병원이나 응급실을 방문해 전문적인 해독 및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섭취 후 몇 시간 내에 구토, 설사, 복통 등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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