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곡물을 마신 뒤 일주일 동안 반복해서 코피가 나고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했던 12세 아이의 목에서 살아 있는 거머리가 발견됐다. 거머리의 길이는 약 8cm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는 소풍을 갔다가 엎드린 자세로 개울물에 입을 대고 물을 마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에 가벼운 불편감이 생겼고, 며칠에 걸쳐 음식을 삼키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코피가 반복적으로 나고 간헐적으로 기침도 했다.
처음 아이를 진찰한 의사는 목 감염을 의심해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했다. 하지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증상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아이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이 목 안쪽을 살피자 인두 뒤쪽 벽에 검은색 물체가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확인한 결과 살아 있는 거머리였고, 인두 아래쪽인 하인두 방향으로 몸을 뻗고 있었다. 의료진은 거머리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겸자로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제거한 거머리의 길이는 약 8cm였다. 제거한 뒤 남아 있는 거머리의 잔해나 출혈은 보이지 않았다.
거머리를 제거한 후 증상은 곧 완화됐다. 다만 혈액검사에서 혈색소 수치가 중등도 빈혈에 해당하는 9.7g/dL로 확인돼 먹는 철분제가 처방됐다. 4주 후 추적 진료에서 혈색소 수치는 12.2g/dL로 올랐다. 코피와 삼킴 곤란, 기침, 목의 이물감도 재발하지 않았다.
작은 상처에서도 출혈 이어질 수 있어
거머리가 피부에 붙거나, 입이나 코를 통해 들어간 것을 의학적 용어로 '거머리증'이라고 한다. 거머리는 처리하지 않은 담수에 노출될 때 입이나 코로 들어가 점막에 달라붙을 수 있다. 기존에는 코나 목뿐 아니라 후두나 기도 등에 붙은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거머리의 타액에는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방해하는 히루딘 등의 성분이 있어 붙은 부위에서 출혈이 이어질 수 있다. 목 안쪽에 붙으면 이물감과 삼킴 곤란이 생기고, 기도 쪽으로 뻗으면 호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출혈이 오래 이어지면 빈혈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린아이에게는 더 위험…심한 빈혈·심부전 사례도
의료진은 어린아이에게 거머리가 목에 붙으면 특히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도가 좁아 거머리가 기도 쪽으로 뻗을 경우 호흡을 방해할 수 있고, 몸집이 작은 만큼 출혈의 영향도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티오피아에서는 생후 6개월 아기의 목 안쪽에서 길이 2.5cm의 거머리가 발견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 아기는 입에서 피가 나고 혈색소 수치가 7.3g/dL까지 떨어져 수혈을 받았다. 사례를 보고한 의료진은 당시까지 발표된 구인두 거머리 감염 사례 가운데 가장 어린 환자라고 설명했다. 우간다에서도 샘물을 마신 뒤 코피가 반복된 7세 아이가 처음에 세균성 인두염 치료를 받다가, 목에 붙은 3cm 길이의 거머리가 뒤늦게 발견된 사례가 있다.
2025년에는 5세 아이의 목에서 길이 11cm의 거머리가 제거된 사례가 있다. 아이는 심한 빈혈로 심부전 증상까지 나타났으며, 거머리 제거와 수혈 등 치료를 받은 뒤 회복했다.
맑아 보이는 계곡물도 그대로 마시지 말아야
이번처럼 목에 거머리가 붙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개울물이나 샘물을 마신 뒤 원인을 알 수 없는 코피가 반복되거나 피 섞인 침, 목의 이물감, 삼킴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때 어디에서 물을 마셨는지 의료진에게 알리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자연에서 접하는 물은 겉보기에 맑더라도 그대로 마시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해당 사례는 아프가니스탄 헤라트대와 자미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임상사례보고(Clinical Case Reports)》에 ‘A Rare Case of Oropharyngeal Leech Infestation Causing Epistaxis and Dysphagia in a Child in Herat, Afghanistan: A Case Report’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계곡물이 맑아 보여도 그대로 마시면 안 되나요?
A. 네. 맑아 보이는 물에도 눈에 띄지 않는 거머리나 미생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물은 안전하게 처리한 뒤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Q2. 거머리가 목에 붙으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A. 목에 무언가 걸린 느낌, 삼킴 곤란, 기침, 피 섞인 침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코피가 반복되기도 합니다.
Q3. 계곡물을 마신 뒤 이런 증상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진료를 받고, 처리하지 않은 자연수를 마셨다는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숨쉬기 어렵다면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