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3일 (목)

“너무 아파 약 놔달라”⋯등 전체 문신 받던 33세女 숨져, ‘마취과 의사’ 알고보니 간호보조인력

현장서 케타민·미다졸람 발견⋯유가족 “여러 차례 주사”, 경찰 사망 경위 조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등과 엉덩이를 뒤덮는 대형 문신을 받던 33세 여성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정제를 맞은 뒤 숨지는 일이 콜롬비아에서 발생했다. 사진= 콜롬비아 매체 카라콜 라디오

등과 엉덩이를 뒤덮는 대형 문신을 받던 33세 여성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정제를 맞은 후 딸 앞에서 숨진 사건이 콜롬비아에서 발생했다. 세 자녀의 엄마이기도 한 예니페르 가르시아는 의사 행세를 한 남성에게 여러 차례 진정제 주사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매체 카라콜 라디오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15일 재봉사로 일하던 예니페르는 등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대형 타투를 새기고 있었다. 당시 시점까지 등 절반 정도를 채운 과정에 있었고, 이 시술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받고 있던 중이었다.

시술이 이어질수록 통증을 견디기 어려워지자 친구가 마취과 의사를 고용하라고 조언하며 산체스 고에스라는 남성을 소개했다.

그러나 고에스는 자격을 갖춘 마취과 의사가 아니었다. 마취과 의사로 소개된 남성은 실제로 간호보조인력으로 일하던 사람이었다. 진정제를 다뤄본 경험도 없었다. 이를 알지 못한 예니페르는 60만 콜롬비아페소(약 26만원)를 주고 그를 고용했다.

지난 15일 촬영된 CCTV에는 예니페르가 보고타 테라사스 데 산 호르헤 지역의 자택에서 마취를 하러 온 고에스를 맞이하는 모습이 담겼다. 예니페르는 처음에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딸과 대화를 나눴지만, 통증이 심해지자 진정제를 놔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니페르의 여동생 클라우디아는 언니가 의식을 잃기 전까지 여러 차례 주사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번만 투여한 것이 아니라 언니가 계속 아프다고 말할 때마다 주사를 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니페르가 의식을 잃자 딸은 응급구조대에 신고했다. 전화로 안내받으며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예니페르는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은 예니페르의 집에서 케타민 한 상자와 진정 마취에 쓰이는 도미컴(Dormicum) 한 병, 주사기와 멸균 분말을 발견했다. 예니페르의 동거인 조너선 캔터는 고에스가 응급구조대와 통화하면서 케타민과 또 다른 약물을 투여했다고 말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주사는 최대 7차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지 시의원은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약물을 구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유가족은 투여된 약물이 예니페르의 사망과 관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클라우디아는 고에스가 동물 진정에도 쓰인다는 길거리 마약 ‘핑크 코카인’을 언급하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보고타 보건 당국자인 루이스 알렉산데르 모스코소 오소리오는 진정제가 의식 소실과 심혈관계 이상, 발작, 신경계 억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약물은 적절한 안전 시설을 갖춘 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약물 투여와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타투 통증 줄이는 마취크림과 진정제, 어떻게 다를까?

일반적으로 문신 시술 때 통증을 줄이기 위해 흔히 쓰는 제품은 피부에 바르는 국소마취제다. 리도카인 단일 성분이나 리도카인과 프릴로카인을 섞은 크림이 대표적이다. 피부 표면의 감각을 둔하게 만들지만 넓고 깊게 반복되는 바늘 통증까지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제품마다 농도와 사용 시간이 달라 정해진 양과 도포 시간을 지켜야 한다.

등이나 엉덩이처럼 넓은 부위에 고농도 마취크림을 많이 바르면 약물이 혈액으로 지나치게 흡수될 수 있다. 상처가 있거나 자극받은 피부에 바르고, 장시간 방치하거나 비닐로 덮으면 흡수량이 더 늘어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문신과 피어싱 등에 쓰이는 일부 고농도 리도카인 제품이 부정맥, 발작, 호흡곤란 같은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취 효과가 약하다고 크림을 반복해서 덧바르거나 여러 제품을 섞어 쓰면 안 된다.

위 사건에서 발견된 케타민과 도미컴은 마취크림이 아니라 주사로 투여할 수 있는 약물이다. 케타민은 사람과 동물의 의료 현장에서 쓰이는 전신마취제로, 혈압과 맥박을 높이고 과량 또는 빠른 정맥주사 시 호흡 억제와 무호흡을 일으킬 수 있다. 도미컴의 성분인 미다졸람은 의식을 낮추는 벤조디아제핀계 진정제로, 정맥 투여 뒤 호흡이 느려지거나 멎을 위험이 있다.

두 약물은 산소포화도와 호흡, 혈압, 심장 상태를 계속 살피고 응급 기도 확보와 심폐소생 장비를 갖춘 의료 환경에서 사용해야 한다.

현지 보도에 등장한 ‘핑크 코카인’은 특정 의약품명이 아니라 성분이 일정하지 않은 불법 혼합물로, 위 사건의 여성에 실제 투여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문신 전에는 피부질환과 약물 알레르기, 당뇨병, 면역저하 상태, 출혈에 영향을 주는 약 복용 여부를 시술자에게 알려야 한다. 일회용 바늘과 장갑을 쓰고 기구를 제대로 소독하며 오염되지 않은 잉크를 사용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통증을 견디기 어렵다면 시술 범위를 줄여 여러 날로 나누는 편이 안전하다. 시술 뒤 붉은 범위가 계속 넓어지거나 통증과 부기가 심해지고 고름, 발열이 나타나면 감염을 의심해 진료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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