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방암 수술 전에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수술로 떼어낸 조직에서도 암세포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환자의 재발 위험을 낮추는 항암제 '엔허투'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수술 후 치료제로 승인됐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본 다이이찌산쿄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엔허투(Enhertu·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조기 유방암 수술 후 보조치료제로 승인받았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앞서 지난 5월 15일 같은 용도로 허가했다.
승인 대상은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성인 환자 가운데 수술 전 탁산 계열 항암제와 HER2 표적치료를 받고도 침습성 암이 남은 환자다. HER2는 세포 성장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로, 과도하게 나타나면 암세포 증식이 빨라질 수 있다. 침습성 암은 암세포가 처음 생긴 조직의 경계를 넘어 주변 정상 조직까지 퍼진 암을 말한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암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번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 3상(DESTINY-Breast05)에는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 1635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엔허투와 기존 치료제인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DM1)의 효과를 비교했다.
위험비(HR)는 0.47이었다. 위험비는 관찰 기간에 암 재발이나 사망 같은 사건이 발생할 위험을 두 환자군에서 비교하는 지표다. 이번 연구에서는 엔허투군의 침습성 암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기존 치료군보다 53% 낮았다는 뜻이다.
치료 시작 3년 뒤 침습성 암의 재발 없이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 비율은 엔허투군 92.4%, 기존 치료군 83.7%였다.
부작용도 주의해야 한다. 약물 관련 간질성 폐질환 발생률은 엔허투군 9.6%, 기존 치료군 1.6%였다. 간질성 폐질환은 폐 조직에 염증이나 손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엔허투군에서는 이 질환으로 2명이 사망했다. 전체생존기간 개선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한국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은 2024년 11월 다이이찌산쿄와 엔허투의 피하주사 제형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피하주사 제형은 현재 임상 개발 단계에 있다. 이번 유럽 승인은 기존 정맥주사 제형에 대한 것으로, 알테오젠 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허가와는 별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