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9일 (목)

‘흔한 이 진통제’ 먹었더니…유전자 따라 치매 위험 70% 낮아

혈소판 수 관련 특정 유전적 특성 가진 집단서 차이…출혈 위험도 높아 추가 검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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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진통제 아스피린이 치매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복용자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흔한 진통제 아스피린이 치매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복용자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주 모나시대 공중보건 예방의학대학 피터 프란스켓 박사 연구진은 참가자 1만3500명 이상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알츠하이머협회 저널(Alzheimer’s & Dementia: The Journal of the Alzheimer’s Association)》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아스피린의 치매 예방 효과가 유전적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지 살펴봤다. 앞선 연구에서는 참가자 전체를 분석했을 때 저용량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해도 치매 위험이나 기억력 저하가 줄어든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혈소판 수와 관련된 유전적 차이에 초점을 맞췄다. 혈소판은 혈액 속 작은 세포 조각으로, 서로 달라붙어 혈전을 만들고 출혈을 멎게 한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혈소판 수와 관련된 유전적 점수를 부여한 뒤, 아스피린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의 치매 발생률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혈소판 수가 높아지는 것과 관련된 유전적 특성이 가장 강한 집단에서 아스피린 복용자의 치매 발생률은 1%였다. 위약 복용자의 발생률은 3.3%로 나타났다. 두 집단의 차이는 2.3%포인트로, 아스피린 복용군의 상대적 위험이 약 70% 낮았다.

치매 발생이 적었던 만큼 출혈 위험도 살펴봐야 했다. 아스피린 복용자의 주요 출혈 발생률은 4.4%로, 위약 복용자의 2.1%보다 높았다. 아스피린은 혈소판이 서로 뭉치는 것을 억제해 혈전 생성을 막지만, 이 작용으로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아스피린은 아세틸살리실산이라는 성분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다. 통증 완화에 사용하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예방을 위해 저용량으로 처방하기도 한다. 이번 결과가 모든 사람에게 아스피린의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프란스켓 박사는 “이전 임상시험에서는 참가자 전체를 함께 분석했을 때 아스피린이 치매를 예방하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특정 유전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아스피린을 복용한 집단에서 치매가 훨씬 적게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전정보를 활용하면 언젠가는 예방 치료의 혜택을 받을 사람을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관찰한 연관성이 기존에 알려진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유전적 위험 요인과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대표적인 위험 유전자인 APOE-e4 대신 혈소판의 생물학적 작용이 새로운 연구 방향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앞선 연구에서도 혈소판의 활성화와 응집 과정이 치매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혈소판 수가 치매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추가 연구에서 확인된다면 저렴하고 널리 쓰이는 아스피린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치매 예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동시에 현재 결과만으로 예방 효과를 확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프란스켓 박사 연구진은 “심각한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이번 연구만을 근거로 의사와 상담하지 않은 채 치매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복용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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