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5일 (목)

“아이 낳으면 끝?”⋯고령 산모 늘어나는데, 출산 후 건강관리도 중요

美 연구, 보험 보장 1년 연장하자 고위험 산모 후속 진료 증가 한국도 35세 이상 출산 비중 37.3%, 산후 추적관리 강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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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경험한 산모를 분석한 결과 출산 후 의료보험 보장기간을 확대하자 당뇨병 검사와 외래진료 이용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출산 후 의료보험 보장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자 임신 중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합병증을 경험한 산모의 검사와 외래진료 이용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결혼과 출산 시기가 늦어지면서 35세 이상 고령 산모가 늘고 있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령 임신은 각종 임신 합병증의 위험을 높이는 만큼 출산 후 산모의 건강관리 중요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美 고위험 산모 출산 후⋯보험 보장되니 병원 찾았다

미국 컬럼비아대 공중보건대학원 등 공동연구팀은 2019~2023년 뉴욕주와 텍사스주의 의료급여 청구자료를 분석해 출산 후 보험 보장기간 연장이 의료서비스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헬스 어페어스 스칼러(Health Affairs Scholar)》에 발표됐으며, 14일(현지시간) 메디컬익스프레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연구 대상은 임신 중 당뇨병 또는 고혈압성 질환을 경험했거나 임신 전부터 해당 질환을 앓던 여성들이다. 미국에서는 과거 임신을 이유로 메디케이드(Medicaid·저소득층 대상 공공의료보험)에 가입한 여성 상당수가 출산 60일 이후 보장 자격을 잃어 후속 진료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유행 기간 시행된 메디케이드 가입 유지 조치와 이후 출산 후 보장기간을 12개월로 확대하는 정책을 활용해 진료 이용 변화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보험 보장이 유지된 기간에는 당뇨병 검사와 외래진료 이용이 증가했다. 반면 텍사스주에서는 코로나19 당시의 가입 유지 조치가 종료되면서 진료 이용이 감소했고, 뉴욕주에서는 출산 후 12개월 보장 연장 정책 시행 이후 다시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고혈압 치료제 처방은 텍사스주에서 소폭 증가했지만 뉴욕주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보험 보장기간 연장이 임신 합병증을 경험한 여성의 후속 진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질병 발생이나 산모 사망률 감소로 이어졌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35세 이상 산모 출생아 비중 37.3%⋯고령 임신은 합병증 위험요인

해당 연구는 한국에도 의미있게 다가온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8월 발표한 '2025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국내 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은 33.8세로 전년보다 0.2세 높아졌다. 35세 이상 산모가 낳은 출생아 비중도 37.3%로 전년보다 1.4%p 상승했다.

의학적으로 35세 이상 임신은 고령 임신으로 분류되며 임신성 당뇨병이나 고혈압, 전자간증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고령 산모라고 모두 합병증을 겪는 건 아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위험 정도도 다르다.

임신 중 발생한 합병증이 출산으로 완전히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임신성 당뇨병을 경험한 여성은 향후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고, 임신성 고혈압이나 전자간증을 겪은 여성은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미국산부인과학회(ACOG)는 임신성 당뇨병을 경험한 여성에게 출산 후 4~12주 이내 당뇨병 검사를 권고한다. 고혈압성 질환을 경험한 여성에게도 조기 혈압 평가와 지속적인 추적관리를 권고하고 있다.

한국도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출산 후 추적관리는 별개

다만 한국은 미국과 달리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출산 이후에도 건강보험 자격이 유지된다.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제도를 통해 단태아 기준 100만원, 다태아 기준 140만원을 지원하고 출산 후 2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별도의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사업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조기진통, 중증 임신중독증, 고혈압, 당뇨병, 다태임신 등 19대 고위험 임신질환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임산부에게 전액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진료비의 90%를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한다. 2024년부터는 소득 기준도 폐지됐다.

여기서 문제는 의학적 고위험 임신 분류와 정부의 의료비 지원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35세 이상 고령 임신은 합병증 위험요인이지만, 나이만으로 정부 지원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정된 질환으로 입원치료를 받는 등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또 해당 사업이 임신질환의 입원치료비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라는 점에서 출산 이후 정기검사와 장기적인 건강관리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 역시 35세 이상 임산부에게 최대 50만원의 산전 진료·검사비를 지원하지만, 산후 추적관리와는 구분된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미국처럼 건강보험 보장기간을 연장하기보다 출산 후에도 합병증 위험이 있는 산모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임신성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경험한 산모가 적절한 시기에 검사를 받고, 산부인과에서 내과 등 관련 진료과로 원활하게 연계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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