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1일 (일)

밤마다 가려운 ‘옴’⋯약 한 번 발랐더니 진드기·알까지 사라져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진, 돼지 32마리 실험서 확인⋯4시간 적용, 42일간 재발 없어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옴을 일으키는 사람 옴진드기(Sarcoptes scabiei var. hominis)의 배쪽 모습. 표본을 투명하게 처리한 뒤 현미경으로 촬영했다. 사진=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밤마다 심한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옴을 약 한 번만 발라 치료할 수 있을까.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진이 개발한 새 도포제는 돼지 실험에서 옴진드기와 알을 모두 없앴다. 다만 사람에게도 같은 효과가 나타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서 감염병과 암 등을 연구하는 의학연구기관 QIMR 버그호퍼의 카트야 피셔 교수 연구팀은 옴에 감염된 돼지 32마리에게 새 도포제를 시험했다. 연구 결과는 9월 3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옴은 옴진드기가 피부에 파고들어 일으키는 감염성 피부질환이다. 암컷 진드기는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에 굴을 파고 알을 낳는다. 진드기와 배설물 등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발진이 생기고 심한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특히 밤에 가렵고, 감염자와 피부를 밀접하게 접촉할 때 주로 옮는다.

기존 치료에 쓰는 이버멕틴은 살아 있는 진드기를 죽이지만 알까지 확실하게 없애지는 못한다. 남은 알이 부화하면 감염이 계속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정 간격을 두고 약을 다시 써야 한다.

돼지 옴과 사람 옴, 얼마나 비슷할까

연구진은 미국에서 머릿니 치료 성분으로 허가받은 아바메타피르(abametapir)와 마누카 식물에서 발견되는 천연 화합물 플라베손(flavesone)을 결합했다. 아바메타피르는 진드기 알의 부화를 막는 데 강점을 보이고, 플라베손은 살아 있는 진드기를 빠르게 죽인다. 연구진은 두 성분을 올리브유에 녹여 피부에 바르는 약을 만들었다.

돼지 옴과 사람 옴은 같은 종의 진드기가 일으킨다. 다만 돼지와 사람에게 각각 적응한 유형은 다르다. 돼지는 피부 구조뿐 아니라 옴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면역반응도 사람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옴 치료제 개발에 돼지를 실험동물로 활용한다.

연구진은 옴에 감염된 돼지 32마리를 8마리씩 네 군으로 나눴다. 두 군에는 새 도포제를 각각 4시간과 8시간 동안 발랐다. 세 번째 군에는 기존 먹는 치료제인 이버멕틴을 두 차례 투여했고, 마지막 군은 치료하지 않았다.

새 도포제를 바른 이튿날에는 일부 돼지에서 살아 있는 진드기나 부화할 수 있는 알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후 검사에서는 연구진이 진드기나 부화 가능한 알을 더 이상 발견하지 못했다. 42일간 감염이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돼지가 몸을 긁는 행동도 줄었다.

반면 이버멕틴을 두 차례 투여한 돼지 중 일부에서는 42일째에도 살아 있는 진드기와 알이 발견됐다.

한국 요양병원도 옴 감염⋯사람 대상 임상시험 필요

한국 요양병원에서도 옴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부산대 연구진은 2018년 전국 요양병원 1336곳에 설문을 보냈다. 응답한 110곳 중 79곳(71.8%)이 조사 전 5년간 옴 의심·확진 사례를 경험했다고 전했다. 의료진과 간병인에게 옴이 옮은 사례도 있었다.

다만 응답률이 약 8%에 그쳐 이 수치를 한국 전체 요양병원의 옴 발생률로 볼 수는 없다.

새 도포제가 사람에게도 효과를 보인다면 옴 치료를 반복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돼지에서 확인한 효과가 사람에게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보장은 없다. 두 성분을 결합한 도포제가 사람에게도 안전하고 효과적인지는 임상시험으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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