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0일 (토)

“피곤하면 입술에 물집, 약 써도 안 낫는다면?”⋯먹는 신약 등장

FDA, 기존 항바이러스제에 반응하지 않는 면역저하 성인에 ‘호빌프리’ 승인⋯28일 내 병변 치유율 63%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입술에 생긴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 병변. FDA는 기존 항바이러스제에 반응하지 않는 면역저하 성인에게 사용할 먹는 신약을 승인했다. 사진=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Dr. Herrmann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술 주변이 따끔거리다가 작은 물집이 돋는 사람이 있다. 흔히 ‘입술포진’이라 부르는 증상이다. 대부분 저절로 낫거나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면역 기능이 약해진 일부 환자는 약을 써도 좀처럼 낫지 않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일(현지시간) 먹는 헤르페스 치료제 ‘호빌프리(Hovilpri·성분명 프리텔리비르)’를 승인했다. 대상은 아시클로비르, 발라시클로비르, 팜시클로비르 등 기존 항바이러스제에 반응하지 않는 면역저하 성인이다.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HSV) 감염으로 피부나 점막에 생긴 물집과 상처 등 ‘병변’을 치료하는 신약이다.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는 1형(HSV-1)과 2형(HSV-2)으로 나뉜다. 1형은 주로 입 주변에, 2형은 생식기에 물집을 일으키지만 감염 부위만으로 바이러스 유형을 구분할 수는 없다. 일반적인 입술포진은 입술이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는 초기부터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면 회복 기간을 줄일 수 있다.

28일 내 병변 완전 치유율 63%⋯기존 치료군은 34%

FDA 승인의 근거가 된 ‘PRIOH-1’ 3상 임상시험에서 연구진은 기존 항바이러스제에 반응하지 않는 면역저하 성인 101명을 무작위로 나눠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51명에게 프리텔리비르를 투여했고, 나머지 50명은 의료진이 선택한 기존 치료를 받았다.

치료 시작 후 28일 안에 피부·점막 병변이 모두 아문 환자는 프리텔리비르군 62.7%, 기존 치료군 34.0%였다. 통계 보정 후 두 군의 차이는 28.4%포인트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기존 치료군에는 포스카네트, 시도포비르, 이미퀴모드 등 의료진이 선택한 치료제를 사용했다. 프리텔리비르는 먹는 약이어서 정맥주사로 치료하던 일부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면역 기능이 약해진 환자의 입술에 약 한 달간 지속된 헤르페스 병변. 사진=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Sol Silverman Jr.

기존 약과 다른 방식으로 바이러스 증식 차단

프리텔리비르는 기존 항바이러스제와 작용 방식부터 다르다.

아시클로비르 등 기존 약물은 바이러스 효소가 약물을 활성화해야 DNA 복제를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변이가 생겨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프리텔리비르는 바이러스의 DNA 복제에 필요한 ‘헬리카아제-프리마아제 복합체(helicase-primase complex)’를 억제한다. 이 단백질 복합체는 DNA 이중나선을 풀고 복제를 시작하도록 돕는다. 신약은 이 작용을 차단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다.

기존 약과 작용 지점이 달라 약제 내성을 보이는 일부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환자에게 약제 내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FDA는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 두통을 들었다. 다른 약과 함께 복용할 때는 약물 상호작용에도 주의해야 한다.

호빌프리는 독일 바이오제약사 아이큐리스(Aicuris)가 개발했다. 일본 아사히카세이는 올해 4월 아이큐리스를 인수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완전 치유’는 피부·점막 병변이 모두 아물었다는 의미다. 몸속에 남아 있는 헤르페스바이러스까지 제거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신약은 일반적인 입술포진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된 약이 아니다. 입술포진이 2주 넘게 낫지 않거나 자주 재발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면역 기능이 약한 환자는 병변이 악화되기 전에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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