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30일 (수)

“벽에 기대 2분씩 버티기만 했는데”⋯8주 뒤 혈압에 생긴 변화

英 연구팀, 정상 범위보다 혈압 높은 성인 100명 대상 연구 결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벽 스쿼트를 한 달간 주 3회씩 꾸준히 하면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벽에 등을 기대고 앉은 자세로 버티는 ‘벽 스쿼트(wall squat)’는 허벅지 등 하체 근육을 단련하는 대표적인 근력 운동이다. 이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력뿐 아니라 혈압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내용은 최근 국제학술지 《BMJ Open Sport & Exercise Medicine》에 발표됐다.

영국 캔터베리 크라이스트처치대 연구팀은 수축기 혈압이 120~140mmHg인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벽 스쿼트 운동 빈도에 따른 혈압 변화를 조사했다.

유럽심장학회(ESC)에 따르면 정상 범위에 해당하는 혈압은 수축기 120mmHg 미만, 이완기 70mmHg 미만이다. 이번 연구 참가자들의 수축기 혈압은 이보다 높은 범위였으며, 고혈압약을 복용 중이거나 과거 복용했던 사람은 연구 대상에서 제외됐다.

연구진은 먼저 운동군에게 4주 동안 주 3회씩 집에서 벽 스쿼트를 하도록 했다.

이 운동은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일반 스쿼트와는 다르다. 벽에 등을 붙인 채 무릎을 굽혀 앉은 자세를 일정 시간 유지한다. 관절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 근육에 계속 힘을 주는 ‘등척성 운동(isometric exercise)’의 하나로, 플랭크나 일정한 힘으로 악력기를 쥐고 버티는 동작도 여기에 속한다.

운동군은 한 번 운동할 때 2분간 벽 스쿼트를 한 뒤 2분간 앉아서 쉬는 방식으로 총 4세트를 반복했다.

그 결과 대조군과 비교해 수축기 혈압이 평균 9.45mmHg, 이완기 혈압은 5.47mmHg 낮아졌다. 혈압뿐 아니라 혈액이 혈관을 흐를 때 받는 저항인 ‘총말초혈관저항(TPR)’도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후 운동군을 주 3회, 주 2회, 주 1회, 운동 중단 그룹 등 4개로 나눠 다시 4주 동안 관찰했다.

연구 시작부터 8주 후까지 수축기 혈압 감소폭은 주 3회 그룹이 13.73mmHg로 가장 컸다. 주 2회 그룹은 6.95mmHg, 주 1회 그룹은 6.56mmHg 낮아졌다. 주 1회와 주 2회 그룹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반면 벽 스쿼트를 완전히 중단하자 앞서 낮아졌던 혈압이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4주 뒤에는 운동을 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을 정도로 혈압 감소 효과가 줄었다. 

근육에 힘을 준 상태에서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등척성 운동은 근력과 근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운동 효과는 혈관과 혈압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서도 나타났다. 주 3회 운동을 유지한 사람들은 혈액이 혈관을 통과할 때 받는 저항을 뜻하는 ‘총말초혈관저항’이 낮아진 상태를 가장 잘 유지했다.

심장박동 사이의 미세한 시간 변화를 보여주는 ‘심박변이도’와 혈압이 오르거나 떨어질 때 이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압수용체 반사’ 기능의 개선 효과도 오래 지속됐다. 반면 운동 횟수가 줄어들수록 이 같은 효과는 약해졌다.

연구진은 운동을 계속하면 혈관 안쪽을 덮고 있는 혈관내피가 혈관을 넓히는 기능이 좋아지고, 혈관 확장을 돕는 산화질소(NO)가 몸에서 더 효과적으로 사용되면서 혈관의 저항이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혈관을 수축시키는 교감신경의 작용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혈압이 낮아진 이유 역시 심장이 일정 시간 동안 내보내는 혈액량인 ‘심박출량’의 변화보다는 혈관이 더 잘 이완되는 등 혈관 기능이 개선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벽 스쿼트가 누구에게나 안전하게 혈압을 낮춰주는 운동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등척성 운동은 꾸준히 하면 안정 시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강하게 힘을 주고 버티는 동안에는 혈압이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고혈압약을 복용 중이거나 과거 복용했던 사람을 제외했다. 따라서 이번 결과만으로 고혈압 환자에게도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혈압이 높거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상태에 맞춰 운동 종류와 강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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