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의 해맑은 웃음은 즐거움의 표현에 그치지 않는다.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길러주고, 면역력을 강화하고, 뇌 기능과 기억력을 높여주는 묘약이 될 수 있다.
영국 미들섹스대 유아 전문가 재클린 하딩 박사는 어린 아이들의 웃음은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최근 펴낸 책 《웃음을 사랑하는 뇌(The Brain That Loves to Laugh)》를 통해서다.
웃음은 언어적 신경의 발달 전부터 나타나며 운동 영역과 전두엽 피질을 포함한 뇌 전반의 분산된 네트워크를 폭넓게 활성화한다. 아이가 웃으면 뇌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에피네프린 수치가 낮아지는 반면,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 세로토닌 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된다. 이는 심박수와 호흡을 안정시키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며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과학진흥협회 포털 ‘유레카얼럿’이 소개했다.
아이는 언어적 신경이 발달하기 전인 생후 12개월 미만인 영아와 발달 단계에 있는 학령 전 아동을 말한다. 아동 전문가들은 아이를 웃기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11가지를 꼽는다.
1. ‘까꿍’(Peek-a-boo) 놀이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확실한 방법이다. 손이나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까꿍!” 하며 나타나는 단순한 행동은 영유아기 아이들에게 엄청난 해방감과 즐거움을 준다.
2. 간지럼 태우기
겨드랑이, 발바닥, 옆구리 등을 살살 간지럽히는 방법이다. 이때 “간질간질간질~” 같은 재미있는 소리 효과를 내거나, 손가락을 호랑이 발톱처럼 만들어 다가가는 시늉만 해도 아이들은 자지러지게 웃는다.
3. 과장된 몸짓과 몸 개그
아이들 앞에서 일부러 쿵 하고 부드럽게 넘어지거나, 걸어가다 벽에 부딪히는 시늉을 하는 등 과장된 몸 개그를 보인다. 어른의 엉뚱하고 허술한 모습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웃음 덫이다.
4. 재미있는 소리와 표정 흉내
입술로 방귀 소리를 내거나, 호랑이 오리 등 동물의 소리를 실감 나게 흉내낸다. 눈을 크게 뜨거나 코를 찡긋하는 엽기적인 표정을 짓는 것도 좋다.
5. 비눗방울 놀이
공중에 떠다니는 반짝이는 비눗방울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비눗방울을 잡으려고 뛰어다니거나 터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6. ‘잡으러 간다!’ 쫓고 쫓기는 놀이
“어흥! 괴물이 잡으러 간다!” 하고 으름장을 놓으며 천천히 쫓아가는 시늉을 한다. 잡힐 듯 말 듯한 긴장감 속에서 아이들은 스릴을 느끼며 까르르 웃는다.
7. 비행기 태워주기 등 신체 놀이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흔들어주거나, 등이나 발등에 태우고 높이 들어 올리는 신체 접촉 놀이는 아이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다만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8. 말도 안 되는 ‘거짓말’ 장난
아이들이 잘 아는 사실을 엉뚱하게 뒤바꿔 말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사과를 보며 “우와, 이 맛있는 수박 좀 봐!”라고 하거나, 인형을 가리키며 “이 고양이는 왜 멍멍 짖지?”라고 하면 아이들은 어른의 실수를 바로잡으며 마냥 좋아한다.
9. 가면, 안경, 모자 등 소품 활용해 놀아주기
선글라스를 거꾸로 쓰거나,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쓰거나, 냄비를 머리에 쓰고 나타나는 등 일상적인 물건을 엉뚱하게 활용하면 아이들의 웃음보를 자극할 수 있다.
10. 아이의 행동 그대로 따라 하는 거울 놀이
아이의 옹알이, 웃음소리, 기어 다니는 모습, 특유의 몸짓을 그대로 똑같이 따라 해본다.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반영되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고 즐거워한다.
11. 무조건 ‘먼저 웃어주기’
웃음은 최고의 전염성을 갖고 있다. 아이를 바라보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다정한 미소를 지어주거나 먼저 소리 내어 웃는다. 아이는 어른의 긍정적인 감정을 그대로 흡수해 함께 웃게 된다.
[자주 묻는 질문]
Q1. 간지럼을 너무 자주 태우면 안 되나요?
A1. 지나치면 해롭습니다. 아이가 소리 내어 웃어도 즐거워서가 아니라 신경 반사로 인한 비자발적 웃음일 수 있습니다. 호흡이 가빠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아이가 거부 신호를 보내면 즉시 멈춰야 합니다.
Q2. 부모가 유머 감각이 없으면 어떡하죠?
A2. 화려한 농담은 필요 없습니다. 하딩 박사 연구에 따르면 눈 맞춤, 다정한 미소,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집중하는 단순한 상호작용만으로도 아이의 뇌에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게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자주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Q3. 마음의 상처(트라우마)가 있는 아이에게도 효과가 있나요?
A3. 큰 도움이 됩니다. 긴장된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므로, 억지로 웃기기보다는 아주 부드럽고 온화한 방식으로 작은 기쁨을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이런 긍정적 경험이 쌓이면 안전함을 느끼고 회복탄력성을 되찾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