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동 상태로 오랜 세월을 보낸 뒤 미래에 환생한다는 상상은 공상 과학 영화의 단골 주제 중 하나였다.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상상이라는 말이 된다.
일단 뇌에 한해서는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냉동 후 다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 연구진은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한 연구에서 극저온 냉동 기술을 이용해 뇌 조직을 보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쥐의 뇌 일부인 해마를 영하 130도까지 냉각시켰다. 해마는 기억 저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이다. 연구진은 전자 현미경 이미지를 사용해 뇌 조직의 나노 구조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극심한 추위가 생명체에 매우 해로운 이유는 얼음 결정의 형성 때문이다”라며 “얼음 결정이 세포에 기계적인 손상을 입혀 조직의 민감한 나노구조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직은 영하 130도 이하로 냉각되면 고체화된다. 하지만 세포 내부와 세포 사이의 물은 유리와 같은 상태로 변한다.
연구 결과 뇌 조직은 냉동 과정에 의해 변형되지 않았다. 해동 후, 해마에서 전기 신호가 자발적으로 다시 생성돼 신경망을 통해 정상적으로 전달됐다.
뉴런들은 단순히 다시 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한 것만은 아니었다. 장기 강화(long-term potentiation)라는 현상이 신경 세포의 시냅스에서도 발생했다. 장기 강화는 자주 사용되는 시냅스를 강화해 정보 전달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적인 세포 과정이다.
신경 조직은 물론 뇌의 일부나 전체를 해동 후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냉동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다. 이유 중 하나는 사용되는 ‘부동액’ 자체가 민감한 세포에 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뇌 조직은 특히 민감한데, 수억 개의 신경 세포가 시냅스라고 불리는 수많은 미세한 연결 고리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뉴런들은 이러한 연결을 통해 정보를 교환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방법은 뇌 조직을 장기간 기능적 상태로 보존하고 나중에 기능성을 다시 검사할 수 있게 해준다. 연구진은 ”미래에는 유기체 전체를 일종의 인공 동면 상태에 빠뜨린 후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다시 깨우는 것이 가능해지기를 희망한다“라며 ”현재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법이 미래에는 개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