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에 치매 진단 나온 날”

'글로벌헬스케어위크 2023' 특별코너 ②봉생기념병원 전성만 과장(신경과)

치매는 참 어렵다. 본인도 힘들지만, 가족들도 힘들다. 누구 하나 예외가 없다.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나빠지기만 한다.

더 당혹스러운 것은 어느 단계부터 환자 본인은 그런 상황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 그걸 알아볼 정도의 인지능력도 없어져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게다가 공격성, 망상, 구면장애, 그리고 수면장애까지 온다. 치매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그런 문제행동과 이상한 심리장애가 나타난다. 시도 때도 없이 울거나,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불같이 화를 내는 일도 잦다.

그때부터 가족들은 극한의 고통 속에 빠져든다. 모든 걸 다 케어해야 한다. 인내력의 한계로까지 치닫는다.

치매와 함께 찾아오는 공격성, 망상, 온갖 장애들...보호자 인내의 한계까지

초(超)고령화 사회. 사람들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선 상태다. 부산은 물론 부울경 일부 지역은 이미 그런 단계에 이르렀다. 2025년이면 우리나라 전체가 초고령사회가 된다.

이제 노인성 치매는 피할 길이 없다. 벌써 10% 얘기가 나온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라는 것이다. 초고령시대에 맞닥뜨릴 우리 사회의 큰 숙제다.

부산 봉생기념병원 신경과 전성만 과장은 치매 환자가 늘고 있다는 걸 피부로 체감한다. 진찰해보면 원인도 다양하다.

전성만 봉생기념병원 과장(신경과). [사진=봉생기념병원]
알츠하이머병으로 알려져 있는 노인성 치매가 가장 많죠. 하지만 혈관성 치매를 포함한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어요. 상황을 나쁘게 하는 악화 요인도 다양하고요.”

낫게 할 치료약도 아직 없다. 다만, 현재 많이 처방하고 있는 '아세틸콜린 분해 억제제' 등을 먹으면 진행 속도를 6개월, 길게는 2년까지 늦출 수 있을 뿐.

또 하나의 문제는 부모가 치매로 진단 받았을 때 이를 어떻게 알려야 하느냐는 것. 치매환자는 어느 단계부턴 자신이 치매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길 거부하기 때문.

전 과장은 “가벼운 인지 장애나 치매 초기 단계 환자는 오히려 이를 수용한다. 병에 대한 인식을 하기 때문이다. 치료에도 잘 협조한다. 하지만 그 단계를 지나면 본인에게 인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시작한다”고 했다. 자신감을 상실하며 극도의 불안감이 함께 닥쳐오기 때문이다. 심리적 자기 방어 기제다.

지금까지 주변에서 봐 왔던 치매 환자들의 경과나 예후를 떠올리며 미래의 망가진 자기 모습을 상상해온 것도 한 이유다.

치매 환자의 MRI 영상. [사진=전성만 과장]

"치매가 왔다" 하면 불같이 화부터 내는 환자... 보호자는 어떤 선택을?

그럴 때 가족들은 참 난감하다. 전 과장은 “환자의 자존심을 최대한 배려하여 환자 반응을 살피고 상실감, 불안감에 대한 가족의 지지가 필요하다” 했다. 잘 알아듣지 못한다 하더라도 가족이나 주변인 모두가 환자를 돕고 지지할 것임을 적극 알려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첫째라는 얘기다.

사실 치매 증상을 제일 처음 깨닫는 것은 본인이다. 치매로 인해 가장 걱정되고 불안한 것도 환자 자신이고···.

전 과장은 “치매는 환자 본인 의지도 중요하지만, 가족들도 이를 잘 이해하고 또 협력할 것들이 많다”고 했다. 예를 들어 초기 경증 인지장애 단계에선 인지 훈련, 유산소운동과 근력 강화 운동, 도움이 되는 영양 식단, 위험(화재, 낙상, 운전, 배회)에 대한 대비책 등 다양한 돌봄 요령이 필요하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나 치매콜센터, 치매안심센터 등 행정 서비스부터 중증치매산정특례와 같은 의료비 제도, 거기에 성년후견인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 제도적 지원 장치까지···.

평소 몰랐던 치매 관련 정보를 하나하나 꼼꼼히 모아 대비해야 한다. 찾아보면 보호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들이 의외로 많다.

전 과장은 “습관적으로 나타나는 이상 행동들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선 약물 치료도 필요하지만 비약물 치료도 필요하다”면서 “오랜 시간 치매가 진행되면 보호자도 심신이 지치기 쉬운 만큼 보호자 자신을 돌보는 방법도 두루 알아 놓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그는 8월 17~19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의 "내 건강 지킬 1급 비밀을 찾다" 특별 코너를 통해 보호자 관점에서 치매 환자를 어떻게 다루고 또 케어할 것인지 더 자세히 설명한다. 병원 치료법도 물론 다루겠지만, 집에서 보호자들이 겪는 고통을 덜어줄 내용에 더 초점을 맞춘다.

특별 코너엔 전성만 과장 특강까지 모두 12개 강좌가 마련된다. 강좌당 100명 한정으로 15일까지 온라인 사전 신청을 받는다. 사전 신청과 함께 현장 참석한 이들에겐 추첨을 통해 롯데호텔부산 숙박권과 뷔페 식사권 등 호캉스 특별경품도 제공한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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