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2일 (금)

코로나19와 설문화 없는 설날

[이성주의 건강편지]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제 1458호 (2021-02-01일자)

설문화 없는 설날, 방역수칙 지켜질까?

“월요일부터 샤워할 수 있다”는 동네 헬스클럽의 문자가 왔습니다. 이제 규제가 풀리려나, 뉴스를 검색했다가 헉! 설 연휴 직계가족도 거주지가 다르면 5명 이상 모임을 금지한다니….

“불편하고 몸 고달픈 시댁 안 가도 되겠네.”
“몸도 아픈데, 얘들 안 오니 차례 상 안 차려도 되겠구나.”
“그럼, 올해엔 우리 세뱃돈 못 받는 거야?”
“추석에 내려오지 말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아이들 못 보겠네. 허~.”
“어머니 살아생전에 손자들 더 볼 수 있을지….”

설 명절이 사상 처음으로 ‘봉쇄’될 것 같습니다.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이웃 어른에게 세배를 하는 우리 고유의 풍습도 코로나19 앞에서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리는군요. 저희 집은 이번에도 지난 추석처럼 고향의 부모 권유를 따라 귀성을 안 하기로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당혹스러울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전파가 가라앉지 않고 노부모가 감염돼 운명하면 장례도 제대로 못 치르므로, 설연휴도 조심하는 게 맞지만, 설 문화가 사실상 사문화되는 결정을 이렇게 급작스레 하다니…. 벌써 인터넷 기사에는 “서로 신고하고 감시하고 그러겠네?” “이번에는 안 지킬래요,” “그깟 과태료 10만원 내고 말지” 등 부정적 댓글들이 도배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뒤늦게 뛰어든 ‘백신 확보전’에서 선전하고 있다면서 올해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했지만, 언제든지 의외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습니다. 백신 회사들이 공급물량을 펑크 내는 일이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가 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비과학적 백신 접종 탓에 백신이 아예 안 듣는 변종이 유행할 수도 있습니다. 백신 접종 후 항체 유효기간이 기대 이하로 짧거나, 항체가 변이 바이러스에 무력해서 또 다른 백신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정부의 계획, 아니 희망대로 될 확률은 낮고, 그나마 늦게 이룬 성과가 계속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한 마디로 코로나19와의 동거가 생각보다 훨씬 오래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이제는 방역의 방향에 대해서도 좀 더 근원적으로 고민해야 할 듯합니다.

▲국민의 신체 및 정신건강을 중시하는 방역=억눌려서 지친 국민은 코로나와의 장기전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방역 지침을 세울 때에는 사람의 접촉 여부만 따질 게 아니라 건강 영향을 반영해야 합니다. 시민들이 위생수칙을 지키며 사람을 만나고 적절히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야 집단기분저하, 집단우울장애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 자율성과 참여를 중시하는 방벽=왜 세계에서 가장 위생적이고 정부에 협조적인 국민을 규제하려고만 할까요? 지난해 스페인의 한 오페라극장에선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지켰는데, 복닥복닥 앉게 해서 감염위험이 있다고 관중이 항의를 했는데, 우리는 더 하겠지요? 상당 부분에서는 정부가 행정 규제를 남발하는 대신 친절한 정보와 함께 협조를 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방역=오늘부터 풀리기는 하지만 그간 극장, 영화관의 규제는 해외토픽 감이었습니다. 팔짱 끼고 들어가서 따로 떨어져 앉아서 관람한다니…. 현장의 목소리에 경청하면 방역 효과는 더 거두면서도 국민의 스트레스는 줄이는 대책들이 수두룩할 겁니다. 우리의 일률적 규제로는 가수, 관람객 모두 커다란 플라스틱 풍선에 들어가서 공연하는, 미국 록밴드 플레이밍 립스의 아이디어 같은 것은 차치하고, 그 어떤 효과적 방법도 나오기 힘들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수도권 골프장을 검색해봤더니 대부분 예약이 다 찼더군요. 궁금합니다. 코로나가 오랫동안 잡히지않아 설에 세배도, 차례도 못 지낸다면 설 연휴는 왜 그대로 쉬어야 하나요? 제사나 세배도 디지털로 대체될까요? 설 문화 없는 설 연휴, 전혀 이상하지 않고 어쩔 수 없는 건가요? 코로나19 전파를 막으려면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과연….


[대한민국 베닥] 불안-기분 장애 분야 오강섭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분야 가운데 불안장애-기분장애의 베스트닥터로는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오강섭 교수(60)가 선정됐습니다. 오 교수는 '국민 정신의사' 이시형 박사의 제자이면서,  재작년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고 임세원 교수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불안장애에 대해 연구하고 귀국, 대한불안의학회의 출범과 성장에 기여했으며 자살예방협회의 기둥으로서 자살 예방에도 애쓰고 있습니다.

☞오강섭 교수, 코로나19가 불안한 까닭

 


오늘의 음악

 

코로나19 그늘 속에서도 산들바람 같은 소식이 왔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모차르트의 265회 탄생일을 맞아 미 발표작을 공개하는 멋진 연주를 했습니다. 알레그로 D장조로 작품번호 K626b/16이 부여됐습니다.조성진의 모차르트곡 한 곡 곁들입니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NHK교향악단과 협연으로 교향곡 21번 2악장 ‘엘비라 마디간’ 들려줍니다. 정명훈은 조성진이 중3 때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곧바로 서울시향과의 협연자로 지명하고 수많은 공연에서 협연하며 천재의 성장과 함께 했지요?

  • 모차르트 알레그로 D장조 - 조성진 [듣기]
  • 엘비라 마디간 - 조성진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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