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아도 멀쩡…나이 덕분?

다른 백신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19 백신도 접종 후 경미한 부작용이 따른다. 가장 흔한 증상은 주사 맞은 자리가 아픈 국소 통증. 그 외에 발열, 피로감, 오한, 근육통, 두통 등이 나타나지만 대개 며칠 이내에 사라진다.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보건소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뉴스1]
국내 조사에 따르면 10명에 7명은 접종 후 부작용을 경험한다. 나머지 2, 3명은 백신을 맞고도 이렇다 할 부작용을 경험하지 못하는 셈. 항간에는 부작용을 겪지 않는 경우는 대개 노화 탓에 면역 반응이 시들해졌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서울의 한 병원에서 지난 3월 코로나 19 백신 접종자 300여 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60대 이상에서 부작용을 ‘심하게’ 느낀 경우는 9% 미만이었지만, 20~ 30대는 5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의료진은 “젊은 사람일수록 면역 반응이 더 심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렇다면 백신을 맞고도 부작용이 없다면 코로나 19에 대한 면역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건 아닐까? 미국 건강 매체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전문가에게 물었다.

밴더빌트대 의대 윌리엄 섀프너 교수는 “부작용 증상의 유무가 면역력의 지표가 될 수 없다”면서 “부작용과 예방 효과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면역 억제제와 항암 치료용 약물이 코로나 백신의 효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 후 면역이 제대로 형성됐는지 아는 방법이 있을까? 접종자의 피를 뽑아 항체 검사를 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항체 검사를 접종자의 면역 수준을 평가하는 데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항체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해도 그 결과를 앞으로 코로나 19에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로체스터 메이요 클리닉의 엘리차 틸 박사는 “항체 검사는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지, 감염 또는 재감염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사태에 대해 “확진자의 대부분은 백신 미접종자”라며 “백신을 맞았더라면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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