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년 전 충수염 수술을 받은 42세 여성이 다시 오른쪽 아랫배 통증에 시달렸다. 원인은 수술 부위에 남아 있던 충수 조직이었다. 이곳에 염증이 생겨 주변에 고름이 고였고, 그 안에서는 지름 1.5cm의 돌처럼 단단한 덩어리까지 발견됐다.
중국 쓰촨성 쑤이닝중앙병원의 리첸룽 등 연구진은 이 사례를 27일 국제학술지 《세계 소화기외과 저널(World Journal of Gastrointestinal Surgery)》에 발표했다.
15일간 이어진 아랫배 통증⋯초기 치료에도 재발
흔히 '맹장수술'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제거하는 것은 맹장이 아니라 충수다. 충수는 대장 시작 부분인 맹장에 붙은 손가락 모양의 가느다란 기관이다. 충수에는 면역세포가 모인 림프조직이 발달해 있어 장내 면역에 관여한다. 장내 유익균을 보호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충수 안에 분변석 등이 끼어 통로를 막으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수술로 충수를 제거했더라도 뿌리 부분이 남아 있으면 다시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를 '잔여 충수염'이라고 한다.
여성은 오른쪽 아랫배가 15일 동안 묵직하게 아파 병원을 찾았다.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과거 수술 부위 주변에 고름집이 확인됐다. 그 안에는 지름 약 1.5cm의 분변석도 있었다. 분변석은 대변 성분 등이 뭉쳐 돌처럼 굳어진 덩어리다.
의료진이 감염을 치료하자 복통은 잠시 가라앉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나타났다

장 유착·심한 염증에 수술 부담⋯첫 제거 시도 실패
의료진은 재수술을 검토했지만 위험이 컸다. 과거 수술로 장과 주변 조직이 달라붙은 데다 염증까지 심해 장이나 혈관을 손상할 우려가 있었다. 결국 내시경 치료를 선택했다.
대장내시경으로 살펴보니 충수 입구에 흰색 고름이 묻어 있었다. 의료진이 가느다란 담도내시경을 더 깊이 넣자 고름집에 단단히 박힌 분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바구니 모양 기구로 돌을 꺼내려 했지만 실패했다. 의료진은 전기 방전으로 생기는 충격파를 이용해 돌을 잘게 부수는 전기수압쇄석술을 시행했다. 돌조각 대부분을 제거한 뒤에는 고름이 장 안으로 빠져나가도록 가느다란 플라스틱 관(스텐트)을 삽입했다.
치료 후 복통은 크게 줄었다. 두 달 뒤 CT에서는 고름집이 거의 사라졌다. 의료진은 스텐트를 빼면서 남아 있던 돌조각도 모두 제거했다. 이후 4개월 동안 염증은 재발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충수절제술을 받았더라도 오른쪽 아랫배에 통증이 다시 나타나면 잔여 충수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치료 성과는 환자 한 명에게서 확인했다. 내시경 치료의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판단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