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7일 (수)

국감 하루 전 비대면진료 실태 공개⋯“탈모·여드름 등 처방 집중”

실천약, 약사 3170명 설문·반복·과다처방 사례 공개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실천하는약사회 김태수(왼쪽에서 2번째) 약사와 황은경(왼쪽에서 3번째) 부회장이 기자회견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병탁 기자

전국 약사 10명 중 9명이 비대면 처방전을 조제한 경험이 있을 만큼 비대면진료가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제도 취지와 달리 의료취약계층의 이용은 저조한 반면, 탈모·여드름 치료제 등 비급여 처방에 이용이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약사단체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공공 플랫폼 도입과 중복·과다처방 방지 등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실천하는약사회는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시약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약사 대상 비대면진료 현황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달 18~29일 전국 약국의 개설·근무약사 31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응답자의 89.4%(2834명)는 비대면 처방전을 조제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5대 의료취약계층의 비대면 처방전을 한 달에 한 건도 조제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91.8%에 달했다.

비대면진료로 많이 처방되는 약도 제도 도입 취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복수응답 결과 비급여 탈모치료제가 77.0%로 가장 많았고, 비급여 여드름치료제(68.5%), 감기약·안과약 등 경증질환 치료제(38.6%), 인공눈물(32.9%)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98.7%는 현행 비대면진료가 의료취약계층의 접근성 개선보다 비급여 진료와 편의성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운영 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환자가 진료에 앞서 탈모·여드름·다이어트약 등의 용량과 수량을 선택하거나 진료비를 기준으로 의료기관을 비교할 수 있어 의약품 선택이 진료보다 앞서는 구조라는 것이다.

반복·과다처방이 건강보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환자가 같은 날 여러 의료기관에서 탈모치료제 피나스테리드를 각각 90일분씩 처방받아 총 630일분을 확보한 사례가 제시됐다. 인공눈물 9통을 한꺼번에 처방받아 진료비와 약제비를 합친 건강보험 공단부담금이 약 17만원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황은경 실천하는약사회 부회장은 “많은 약사들이 사진과 사례를 보내왔다”며 “처방전 등 근거 없이 제보만으로 발표할 수 없어 일부 사례는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약 배송 확대에는 응답자의 99.9%가 반대했다. 96% 이상은 비대면진료 법제화에 앞서 시범사업 자료를 공개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답했다. 95.7%는 민간이 아닌 공공 플랫폼 중심으로 비대면진료를 운영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보고서는 8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공개됐다. 국감에는 정진웅 닥터나우 대표와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비대면 약 배송 문제 등에 대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실천하는약사회는 조사 자료를 대한약사회에 전달했으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도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비대면진료는 12월 24일 시행되는 개정 의료법에 따라 정식 제도화된다. 개정법에는 비대면진료 실시 요건과 의약품 처방 제한, 중개업자 관리·감독,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과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 구축·운영 등의 근거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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