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2일 (금)

“심장 주머니에도 물이 찬다고?”⋯심장눌림증 65세男, 대체 무슨 사연?

배에 물 차는 ‘복수’처럼⋯얇은 심장주머니(심낭)에도 물 찬다/급성 심낭염 입퇴원 후 심장눌림증(심장압전)으로 숨도 제대로 못 쉬어⋯주사 바늘로 물 뺀 뒤 목숨 건져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나이 든 남성이 가슴에 손을 댄 채 호흡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급성 심낭염을 일으켜 치료를 받고 있던 65세 이스라엘 남성이 갑자기 심한 호흡 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심장주머니(심낭)에 물이 차서 심장눌림증(심장압전)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심장 주머니(심낭)에 염증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은 뒤 약을 먹고 있던 65세 남성이 갑자기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이스라엘 나하리야 소재 웨스턴 갈릴리 병원 연구팀에 의하면 이 환자는 10일 전 다른 병원에서 급성 심낭염 진단을 받고 퇴원했다. 그 뒤 처방받은 약을 집에서 복용하며 지내다 3일 전부터 호흡곤란이 점차 심해져 끝내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환자의 활력징후는 혈압이 124/64mmHg로 정상이었고, 산소포화도는 95%로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며, 발열 증상도 없었다. 하지만 신체 검사 결과, 목 정맥(내경정맥)이 툭 튀어나왔고, 심장 소리는 아주 작게 들렸다. 특히 심전도 검사에서는 전자신호(QRS 복합체의 진폭)가 박동마다 크고 작게 규칙적으로 변동하는 ‘전기적 교체현상(Electrical Alternans)’이 뚜렷했다.

의료진은 즉시 현장 초음파(POCUS) 검사를 했다. 그 결과 심장 주변에 엄청난 양의 물(삼출액)이 생겨 고이면서 심장을 압박하고 있었다. 이른바 ‘대규모 심낭삼출(pericardial effusion)’이었다.

환자는 곧바로 심장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이송 직후 호흡 곤란이 급격히 심해졌다. 의료진은 지체 없이 주사 바늘로 심장을 둘러싼 주머니인 심낭 안에 가득 차 있던 물을 몸 밖으로 빼냈다. 피가 섞인 심낭액은 약 1,200mL나 됐다. 배액 직후 환자는 호흡수가 줄어들고 호흡 노력이 크게 감소하는 등 극적인 임상적 호전을 보였다. 추가 검사에서 특별한 감염이나 악성 종양 소견은 발견되지 않아, 최종적으로는 특발성 심낭염에 동반된 대규모 심낭삼출로 진단되었다.

이번 사례 연구 결과(Electrical Alternans as an Early Clue to a Rapidly Evolving Large Pericardial Effusion: The Role of Point-of-Care Ultrasound)는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심낭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의 주머니다. 이 사례 속 환자가 처음 진단받은 급성 심낭염은 심장 주머니인 심낭(심장막)에 갑자기 염증이 발생한 병이다. 감기 몸살 등 바이러스 감염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세균·결핵 감염이나 자가면역병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염증으로 심장을 둘러싼 주머니(심낭) 안에 액체가 고이는 것을 심낭삼출이라고 한다. 액체가 급격히 차오르면 심장이 제대로 펴지지 못해 혈액을 효과적으로 뿜어내지 못하는 응급 상황인 심장눌림증(심장압전)으로 이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국내의 심장병 및 관련 염증성 질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 심낭염이나 심부전 전조증상을 가볍게 여기다 위독해지는 사례가 결코 적지 않다.

병원의 초기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더라도, 이 환자처럼 단 며칠 만에 치명적인 대규모 삼출액이 급속히 쌓일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심장눌림증이 있으면 저혈압, 목 정맥의 튀어나옴, 심장 소리가 약해짐 등 세 가지 증상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심낭염을 앓았던 환자가 다시 숨이 차거나 가슴이 불편하다면, 혈압이 정상이라는 이유로 안심해선 안 된다. 즉각 영상 검사와 면밀한 추적 관찰을 받아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전기적 교체현상(전기적 알터난스)이란 무엇인가요?

A1. 심전도 검사에서 심장을 뛰게 하는 전기 신호의 파장이 박동마다 크고 작게 규칙적으로 변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심장이 많은 액체 속에서 그네를 타듯 흔들릴 때 주로 나타나며, 대규모 심낭삼출이나 심장눌림증(심장압전)을 알리는 중요한 경고 신호로 해석됩니다.

Q2. 심장 초음파에서 정상으로 나왔는데 며칠 만에 다시 액체가 고일 수 있나요?

A2. 네, 그렇습니다. 초기 검사 당시에는 액체(심낭 삼출액)가 없었거나 미미했더라도, 염증이 채 가라앉지 않은 상태라면 불과 열흘 만에 많은 액체가 급격히 차오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Q3. 심낭삼출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3. 심낭염 등 심장 주변에 염증을 앓은 적이 있다면, 증상이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주치의의 지시에 따라 정기적인 추적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평소와 달리 지속적인 호흡곤란이나 흉부 불쾌감, 가슴 답답함이 느껴지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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