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후 3주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에 감염돼 석 달 동안 입원한 아기의 사연이 전해졌다. 아기의 엄마는 아들이 병원에서 치료받던 사진을 공개하며 신생아에게 입을 맞추는 행동을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영국 일간 더선의 보도에 따르면 슈롭셔주 슈루즈버리에 사는 틸리로즈 머사는 2025년 12월 아들 비니 머사 그랜트가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숨쉬기도 어려워하자 구급차를 불렀다. 출산 후 퇴원해 집으로 돌아온 지 일주일하고 이틀 만이었다. 예정일보다 조금 일찍 태어난 비니는 당시 생후 3주로 몸집이 매우 작았다.
비니는 RSV와 엔테로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흉부 감염에 이어 폐렴이 생겼고, 폐가 쪼그라드는 폐허탈도 나타났다.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에 염증이 생기는 바이러스성 수막염까지 앓았다. 틸리로즈는 “12월 31일에는 16초 동안 숨을 멈췄다가 빠르게 숨을 쉬는 무호흡 증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30분 안에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기관삽관을 하고 생명유지장치를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니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30분이 채 지나기 전에 기관삽관을 진행했고, 치료를 위해 약물로 혼수상태를 유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산소마스크를 쓴 채 여러 의료용 선에 둘러싸인 비니의 모습이 담겼다. 비니는 석 달 동안 입원한 뒤 3월 27일 퇴원했다.
틸리로즈는 당시를 떠올리며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고 있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니가 어떻게 RSV에 감염됐는지는 지금도 확실히 알지 못한다”며 크리스마스 무렵 퇴원해 집에서 지내던 사이 감염됐다고 설명했다.
이 일을 겪은 지 9개월이 지난 뒤 틸리로즈는 RSV 유행철을 앞두고 아기에게 입을 맞추지 말아 달라는 당부와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RSV는 입맞춤으로도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기가 태어나면 가족들이 찾아오고 모두 안아주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안다”며 “최근 아팠거나 몸 상태가 조금이라도 좋지 않았다면 한 번 더 조심해 달라”고 말했다.
감기 같은 RSV, 아기는 폐렴까지…입맞춤으로도 옮길 수 있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는 콧물과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대부분의 아이가 두 살이 되기 전에 한 번 이상 감염된다. 한 번 앓아도 다시 감염될 수 있다.
감염 후 보통 4~6일 뒤 증상이 나타나며 대부분 1~2주 안에 회복한다. 영유아에서는 폐 속 작은 기도에 염증이 생기는 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행할 수 있다. 생후 6개월 미만 영아와 미숙아, 선천성 심장질환이나 만성 폐질환이 있는 아이는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높다.
어린 아기는 열이 나지 않아도 RSV에 감염됐을 수 있다. 초기에는 콧물이 흐르고 먹는 양이 줄다가 기침과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나타날 수 있다. 생후 6개월 미만에서는 평소보다 보채거나 활동이 줄고, 숨을 잠시 멈추는 무호흡이 생기기도 한다.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수유량이 크게 줄고 증상이 나빠지면 신속히 진료받아야 한다. 고령자와 면역저하자도 중증 감염에 취약하며, RSV 감염으로 기존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10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유행한다. 질병관리청의 '2026년도 호흡기감염병 관리지침' 에 따르면 표본감시 의료기관에서 신고한 RSV 감염증 입원환자는 2023년 1만1381명, 2024년 8976명, 2025년 7417명으로 집계됐다.
RSV는 감염자의 기침과 재채기에서 나온 비말, 입맞춤 같은 직접 접촉으로 전파된다. 바이러스가 묻은 장난감이나 문손잡이를 만진 뒤 눈·코·입을 만져도 감염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기 1~2일 전부터 전파가 가능하며, 일부 영아와 면역저하자는 4주 이상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 아기를 만지기 전에는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자주 만지는 물건을 소독해야 한다.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아기에게 입을 맞추거나 가까이 접촉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
치료는 수분을 공급하고 호흡을 돕는 등 증상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항바이러스제를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으며, 입원이 필요한 아이는 상태에 따라 산소나 정맥 수액을 공급받고 호흡이 크게 나빠지면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다.
예방에는 백신과 항체주사가 쓰인다. 백신은 성인에게, 항체주사는 영아에게 접종된다. 질병관리청 지침은 RSV로 인한 하기도 질환 예방을 위한 항체제제로 팔리비주맙과 니르세비맙을 안내한다. 니르세비맙은 첫 RSV 유행철을 맞는 신생아·영아와 두 번째 유행철에도 중증 위험이 높은 생후 24개월 이하 소아가 대상이며, 투여 여부와 시기는 소아청소년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