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바닥과 발바닥에 노란 각질이 두껍게 생긴 여성이 검사 끝에 간질환을 진단받았다. 여러 종류의 바르는 약에도 낫지 않던 피부 증상은 간질환 치료를 시작한 뒤 사라졌다.
모로코 탕헤르에 위치한 압델말렉 에사디대 모하메드 6세 대학병원 피부과 의료진은 36세 여성의 사례를 보고했다. 이 여성은 3개월 전부터 손바닥과 발바닥 피부에 각질이 생기며 두꺼워져 병원을 찾았다. 가려움은 없었다. 각질을 제거하는 약과 항진균제, 스테로이드제 등을 발랐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진찰 결과, 양쪽 손바닥과 발바닥에 노란 각질이 두껍게 쌓여 있었다. 손바닥은 넓게 두꺼워졌고, 발바닥에는 작은 각질 덩어리가 여러 개 생겼다. 일부는 서로 합쳐져 판처럼 넓어져 있었다. 의료진은 ‘후천성 손발바닥 각화증’으로 판단했다. 유전적 원인 외의 이유로 손발의 각질층이 지나치게 두꺼워지는 상태다.
여성은 특별한 병력이나 가족력이 없었다. 먹는 약도 없었고, 관련 화학물질에 노출된 적도 없었다. 곰팡이와 세균 검사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혈액검사에서 뜻밖의 이상이 발견됐다. 담즙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을 때 나타나는 간 수치 변화가 확인된 것이다. 추가 검사에서는 ‘항미토콘드리아 항체’가 검출됐다. 이는 특정 자가면역 간질환의 진단에 도움이 되는 항체다. 의료진은 검사 결과를 종합해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으로 진단했다.
여성은 담즙 배출을 돕고 간과 담관의 세포를 보호하는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담즙이 정체되면서 생기는 세포 손상을 줄이는 약이다.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의 기본 치료제로 쓰인다. 여성은 기존에 바르던 약은 중단했고, 별도의 피부 치료는 받지 않았다. 이후 손발의 각질이 점차 줄었다. 3개월 뒤에는 피부 병변이 사라지고 간 수치도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18개월 동안 경과를 살피는 동안 피부 증상은 재발하지 않았다.
면역세포가 간 속 담관 공격…피부 증상과의 관계는 아직 불명확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은 면역체계가 간 속의 작은 담관을 공격하는 만성 질환이다. 담관은 지방 소화를 돕는 담즙이 흐르는 통로다. 담관이 손상되면 담즙이 정체되고 간도 손상될 수 있다. 병이 진행하면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로 여성에게 발생하며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면역 이상과 유전·환경적 요인 등이 관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질환에서 가려움이나 피부 건조가 나타날 수는 있다. 하지만 손발바닥 각화증이 함께 보고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의료진이 검토한 문헌에서도 두 사례만 보고돼 있었다. 두 질환이 연결되는 원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의료진은 면역체계의 이상이 이 환자의 피부에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간 속 담관을 손상시키는 면역 이상이 피부의 염증 반응에도 관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담즙 정체로 체내 담즙산의 균형이 달라진 점도 가능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런 변화가 피부의 면역·염증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의료진은 논문에서 “치료 후 피부와 간 검사 결과가 함께 좋아진 것은 두 질환의 연관 가능성을 뒷받침하지만,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손발에 노란 각질이 생겼다고 곧바로 간질환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손발바닥 각화증은 피부 염증이나 감염, 약물 등 여러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원인을 찾기 어렵거나 치료해도 낫지 않는다면 다른 질환이 숨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사례는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