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생아 중 여아가 남아보다 사람 얼굴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어난 직후부터 사람 얼굴과 물체 중 어디에 주의를 더 두는지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신의학과 자폐연구센터의 윰나 T. 칸 박사과정생 연구팀은 태어난 지 평균 33시간인 신생아에게 사람 얼굴과 흔들리는 금속 공 영상을 나란히 보여주는 실험을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성별 차이 생물학(Biology of Sex Differences)》에 발표했다.
실험 대상은 생후 72시간이 지나지 않은 건강한 만삭 신생아 130명(남아 67명, 여아 63명)이었다. 아기들은 보호자 무릎에 앉아 한쪽에는 젊은 여성의 얼굴이 움직이는 영상, 다른 한쪽에는 금속 공이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뉴턴의 요람 영상을 띄운 화면을 약 70초간 봤다. 두 영상의 좌우 위치는 무작위로 바꿨다.
이때 아기의 시선을 화면 위 카메라로 녹화했다. 영상 판독을 맡은 독립 코더 3명은 아기의 성별과 얼굴, 물체 영상이 어느 쪽에 놓였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왼쪽과 오른쪽을 보는 시간을 기록했다.
전체 신생아는 두 자극을 본 시간 가운데 평균 55%를 얼굴에 배분해 물체보다 얼굴을 더 오래 봤다. 여아의 얼굴 시선 비율은 평균 59%로, 남아의 51%보다 높았다. 반대로 물체를 본 비율은 남아 49%, 여아 41%였다.
핵심은 ‘절대 시간’보다 두 자극 사이에서 시선을 어떻게 나눴는지에 있었다. 여아는 얼굴을 본 시간이 물체를 본 시간보다 길었지만, 남아는 얼굴과 물체를 본 시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남아와 여아가 각각 얼굴이나 물체를 본 절대 시간 자체를 직접 비교했을 때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성별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성별 차이가 자극을 보는 총시간이 아니라 얼굴과 물체 사이의 상대적 시선 배분에서 가장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총괄한 사이먼 배런코언 교수는 출생 후 몇 시간 안에 차이가 관찰된 만큼 태아기 요인이 일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이를 선천적 요인만의 결과로 단정하지 않고, 태아기 호르몬 등 생물학적 요인 외에 성숙 속도 차이, 얼굴과 물체 영상의 색·움직임·구성 차이도 결과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모든 여아가 모든 남아보다 얼굴에 관심이 많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같은 참여자를 추적해 초기 시선 차이가 이후 언어·사회성 발달,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신경발달 특성의 성별 차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