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6일 (금)

“기지개 켤 때마다 기절”…12세 소년, 4개월간 매일 실신한 이유는?

스트레칭이 유발한 드문 실신…혈압 조절하는 신경 반응 관여 가능성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12세 남자아이가 기지개를 켜는 동작을 한 뒤 매일 의식을 잃은 드문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2세 남자아이가 기지개를 켜는 동작을 한 뒤 매일 의식을 잃은 드문 사례가 보고됐다. 아이는 등에서 이상한 느낌이 들면 몸을 쭉 펴고 싶어졌고, 이후 시야가 좁아지면서 길게는 30초간 의식을 잃었다. 의료진은 이를 ‘스트레칭 유발 실신’으로 진단했다.

미국 텍사스 A&M대와 텍사스대 오스틴 델의대 연구진은 이 사례를 국제학술지 《소아신경학회 연보(Annals of the Child Neurology Society)》에 발표했다.

목 젖히거나 팔 뻗은 뒤 실신…뇌파·심전도는 정상

아이는 4개월간 반복되는 실신으로 자율신경계 질환을 진료하는 클리닉을 찾았다. 의식을 잃기 직전에는 소리가 희미해지고 머리가 무겁게 느껴졌다. 실신 중 팔다리가 짧게 움찔하기도 했으며, 깨어난 직후 잠시 혼란스러워했지만 빠르게 평소 상태로 돌아왔다.

증상을 유발한 동작은 목과 등을 뒤로 젖히는 것만이 아니었다. 팔을 곧게 펴거나 물체를 미는 동작, 서서 머리를 팔 아래로 숙이는 동작을 할 때도 증상이 나타났다. 실신은 특정 자세에 국한되지 않았다.

실신 중 팔다리가 움찔하는 모습이 나타나, 의료진은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인지도 확인했다. 앞서 입원 중 받은 뇌파검사에서는 어지럼과 왼팔 떨림이 나타나는 동안에도 뇌전증을 의심할 만한 신호가 확인되지 않았다. 심전도와 혈액검사, 뇌 MRI에서도 이상이 없었으며, 머리와 목의 혈관을 살펴보는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결과도 정상이었다.

몸을 펴는 동작이 혈압 떨어뜨리는 반사 유발할 수도

스트레칭 유발 실신은 목과 등 위쪽, 어깨를 늘이는 특정 동작 뒤 잠시 의식을 잃는 상태다. 2026년 《심혈관의학 트렌드(Trends in Cardiovascular Medicine)》 에 발표된 문헌고찰에서는 관련 문헌 133건을 검토해, 연구 12편에 보고된 5~26세 환자 30명을 확인했다. 다만 이는 문헌에 보고된 사례를 집계한 것으로, 실제 환자 규모를 뜻하지는 않는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과거에는 목을 과도하게 젖힐 때 혈관이 눌려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드는 현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스트레칭이 혈압을 떨어뜨리는 신경 반응을 유발하고, 심박수가 이를 보완할 만큼 충분히 증가하지 못하는 기전이 주목받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있다. 2025년 《심장리듬(Heart Rhythm)》 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스트레칭 유발 실신 환자 9명과 건강한 대조군 24명에게 어깨와 등 위쪽을 늘이는 동작을 하도록 했다. 두 집단 모두 혈압이 내려갔지만, 환자군에서 감소 폭이 더 컸다. 연구진은 스트레칭 후 혈압이 떨어져도 이를 보완할 만큼 심박수가 충분히 증가하지 않는 현상에 주목하고, 이를 바탕으로 혈압과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 신경 반응이 실신에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여자 형제에게도 자율신경계 질환…유전적 연관성은 미확인

이번 사례에서는 아이의 여자 형제가 기립성빈맥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의료진은 스트레칭 유발 실신 환자의 형제자매에게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이 보고된 첫 사례라며, 가족적 소인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두 질환은 서로 다르며, 이번 관찰만으로 유전적 연관성을 확인할 수는 없다. 소년은 누웠다가 앉고 일어서는 과정에서 심박수가 분당 25회 증가했지만, 의료진은 기립성빈맥증후군 진단 기준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가족력은 추가 연구가 필요한 단서다. 

연구진은 일부 환자가 실신을 유발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가능한 설명을 제시했다. 몸에서 느껴지는 불편한 감각이 스트레칭하고 싶은 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런 양상이 감각 틱(sensory tic)과 비슷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4년 국제학술지 《임상의학 인사이트: 소아과학(Clinical Medicine Insights: Pediatrics)》에는 가슴과 어깨, 머리의 불편한 감각을 해소하려고 스트레칭을 반복한 8세 여자아이의 사례가 보고됐다. 의료진은 아이와 가족에게 실신을 유발하는 동작을 피하도록 안내하고 심리 치료를 실시했다. 보고서는 약 4개월 뒤 해당 동작을 하고 싶은 충동이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반복해서 쓰러진다면 원인 확인해야

이번 보고에는 소년의 치료 방법이나 이후 경과가 제시되지 않았다. 기존 문헌에서 스트레칭 유발 실신의 관리는 질환을 이해하고 증상을 유발하는 동작을 피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현재까지 효과가 입증된 약물 치료는 없다. 

아이가 실신을 반복한다면 일시적인 어지럼증으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운동 중 의식을 잃거나 가슴 통증, 심한 두근거림, 호흡곤란이 동반된다면 신속한 평가가 필요하다. 진료 시에는 실신 직전 어떤 동작을 했는지, 어떤 증상을 느꼈는지, 의식을 잃은 시간과 회복 양상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스트레칭 유발 실신은 무엇인가?
A. 목이나 등, 어깨를 늘이는 특정 동작 뒤 잠시 의식을 잃는 드문 현상이다. 스트레칭 후 혈압이 떨어지고, 심박수가 이를 충분히 보완하지 못하는 신경 반응이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Q2. 실신하면서 팔다리가 움찔하면 뇌전증인가?
A. 실신 중에도 팔다리가 움찔할 수 있어, 움직임만으로 뇌전증을 판단할 수는 없다. 증상이 나타난 상황과 회복 양상, 필요시 뇌파검사 등을 통해 구별해야 한다.

Q3. 스트레칭 유발 실신은 어떻게 관리하나?
A. 증상을 유발하는 동작을 피하는 것이 관리의 중심이다. 실신이 반복되면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하며, 특히 운동 중 실신하거나 가슴 통증·심한 두근거림이 동반되면 신속한 평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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