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 안암병원은 종양내과 최윤지 교수가 참여한 국제 임상시험에서 수술 전후 항암제 2종 병용 치료가 대표 항암제를 쓰기 어려운 방광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낮췄다고 28일 밝혔다.
근육침윤성 방광암은 암세포가 방광 근육층까지 침범한 상태로 수술 후에도 재발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될 위험이 높다. 고령이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대표적인 항암제인 시스플라틴을 쓰기 어려워 치료 선택지가 제한되는 실정이다.
이번 ‘VOLGA 연구’는 3상 임상시험(많은 환자에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는 단계)으로 25개국 182개 의료기관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시스플라틴 기반 항암치료를 받을 수 없거나 거부한 근육침윤성 방광암 환자 695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첫 번째 그룹은 수술 전 면역항암제 더발루맙과 항체약물접합체 엔포투맙 베도틴을 투여받고, 방광을 제거하는 근치적 방광절제술 이후 더발루맙을 이어 투여받았다. 두 번째 그룹은 여기에 수술 전후 면역항암제 트레멜리무맙을 더했고, 대조군은 수술을 받고 필요하면 수술 후 보조치료를 받았다. 면역항암제는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고, 항체약물접합체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단백질을 찾아 항암 성분을 전달한다.
더발루맙과 엔포투맙 베도틴을 함께 쓴 그룹의 24개월 무사건 생존율은 63.5%로 대조군(45.1%)보다 18.4%포인트 높았다. 무사건 생존율은 암의 재발·진행, 수술 불가, 사망 등 연구에서 정한 사건 없이 생존한 환자의 비율이다.
24개월 전체 생존율도 병용 그룹 78.4%, 대조군 69.4%로 사망 위험이 42% 낮았다.
트레멜리무맙까지 더한 세 약제 병용 그룹도 24개월 무사건 생존율이 60.1%로 대조군보다 높았지만 전체 생존율 개선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두 약제 병용과 세 약제 병용을 직접 비교한 연구가 아니어서 어느 쪽이 나은지는 판단할 수 없다.
원인과 관계없는 3등급 이상(심한 정도) 이상반응은 두 약제 병용 그룹 71.1%, 세 약제 병용 그룹 79.5%, 대조군 50.2%였다. 이 중 치료와 관련된 이상반응은 두 약제 병용 그룹 30.7%, 세 약제 병용 그룹 44.5%였다. 피부 반응과 말초신경병증 등도 나타나 세심한 부작용 관리가 필요하고 장기적인 안전성도 더 지켜봐야 한다.

최윤지 교수는 “근육침윤성 방광암은 적극적인 치료에도 재발 위험이 높고, 특히 시스플라틴 기반 항암치료가 어려운 환자에서는 치료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환자에서 수술 전후 새로운 병용치료를 통해 재발 위험을 낮추고 전체 생존율까지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0월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6)에서 발표됐고, 같은 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