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암은 수술로 암을 제거해도 재발할 수 있다. 그런데 DNA 복구 기능에 결함이 있는 3기 결장암에서 기존 항암제에 면역항암제를 더한 병용요법이 재발·사망 위험을 절반으로 낮췄다. 미국이 이 치료법을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정식 승인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8일(현지시간) 로슈 계열 제넨텍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을 3기 결장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확대 승인했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티쎈트릭을 추가해 재발 위험을 낮추는 치료다. 수술 후 보조요법은 몸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제거하거나 억제해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를 말한다.
다만 모든 대장암 환자가 대상은 아니다. 대장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결장암과 직장암으로 나뉜다. 결장은 소장에서 넘어온 내용물의 수분을 흡수해 대변을 만든다. 항문 바로 위에 있는 직장은 대변을 몸 밖으로 내보내기 전 잠시 저장한다.
이번 승인은 결장에 생긴 암이 주변 림프절까지 퍼진 3기 환자 중 수술로 암을 제거한 경우에 적용한다. 이 가운데 암세포가 DNA 복제 과정에서 생긴 오류를 제대로 고치지 못하는 ‘DNA 불일치 복구 결함(dMMR)’ 유형에 해당해야 한다.
3년 무병생존율 86.3%⋯기존 치료보다 10.1%p 높아
FDA가 승인 근거로 삼은 연구는 3상 임상시험 ‘ATOMIC’이다. 연구진은 수술을 받은 3기 dMMR 결장암 환자 712명을 두 집단으로 나눠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355명에게는 기존 항암화학요법인 mFOLFOX6와 티쎈트릭을 6개월간 함께 투여했다. 이후 6개월간 티쎈트릭만 사용했다. 나머지 357명에게는 mFOLFOX6만 6개월간 투여했다. mFOLFOX6는 플루오로우라실·옥살리플라틴·류코보린을 함께 사용하는 항암치료법이다.
추적 관찰 기간은 중앙값 40.9개월이었다. 3년 무병생존율은 티쎈트릭 병용군 86.3%, 기존 치료군 76.2%였다. 무병생존율은 암이 재발하지 않고 환자가 생존한 비율을 뜻한다.
두 집단의 차이는 10.1%포인트였다. 추적 기간에 암이 재발하거나 환자가 사망할 위험은 티쎈트릭 병용군에서 50% 낮았다. 이는 상대적 위험을 비교한 결과로, 전체생존율이 50% 높아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의 프랭크 시니크로프 교수 등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다.
DNA 복구 기능 떨어진 암에 효과⋯중증 이상반응은 증가
그렇다면 dMMR 유형의 결장암은 왜 면역항암제에 반응할까.
정상 세포는 DNA를 복제하면서 생긴 오류를 찾아 고친다. 하지만 dMMR 유형의 암세포는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 결과 유전자 변이가 많이 쌓이고,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알아볼 단서도 늘어날 수 있다.
티쎈트릭은 면역세포의 공격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는 PD-L1 단백질을 차단한다.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경로를 막아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하도록 돕는다.
재발 위험을 낮추는 효과는 컸지만, 중증 이상반응도 더 많이 발생했다. 임상시험에서 3~4등급 이상반응을 경험한 환자는 티쎈트릭 병용군 84.1%, 기존 치료군 71.9%였다. 병용군에서는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심한 이상반응을 겪은 셈이다. 3~4등급은 증상이 심해 치료가 필요하거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을 뜻한다.
아울러 현재까지 두 집단의 전체생존율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FDA는 이번에 정맥주사형 티쎈트릭을 2세 이상 환자에게 승인했다. 피부 아래에 주사하는 ‘티쎈트릭 하이브레자’는 12세 이상이면서 체중 40kg 이상인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임상시험에 참여한 712명 가운데 소아는 1명뿐이어서 소아 환자에 대한 직접적인 임상 근거는 제한적이다. 티쎈트릭은 한국에서도 폐암과 간암 등의 치료에 사용한다.
3기 결장암으로 수술받았다면 자신의 암이 DNA 복구 기능에 결함이 있는 ‘dMMR’ 유형인지 확인해볼 만하다. 의료진은 수술로 떼어낸 암 조직을 검사해 이런 특징을 살핀다. 이때 DNA 복구 단백질을 확인하는 면역조직화학검사(IHC)나 DNA 오류가 쌓인 흔적을 찾는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 검사 등을 활용한다. 담당 의사에게 검사 결과가 수술 후 치료 선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