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큰 말(馬)이 사위어가는 내 마음 달랬다”

렛츠런파크, 부산 온종합병원 암 환자들에 ‘홀스테라피’(Horse therapy) 체험

말의 큰 눈망울을 쳐다보면 마음의 평안과 힐링을 느낀다. 탁 트인 자연 속에서 말과 교감하며 느끼는 정서적 안정감 덕이다. 자연히 신체적, 정신적 고통도 잠시나마 잊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난 25일. 부산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 말기암 환자들과 보호자들 10여 명이 부산 강서구 ‘렛츠런파크’(Let’s Run Park)에 초대 받았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본부가 운영하는 경마장이다.

암이 깊어 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고 있는 호스피스 환자들에 ‘홀스테라피’(Horse therapy)를 맛보게 하려는 것. 동물매개치료(Animal therapy) 역사가 깊은 북미나 유럽에선 이미 보편화한, 효과적인 치료법의 하나다.

말과 산책하거나 말 등에 올라 걷거나 달려본다. 또 마사에 들어가 간식을 주기도 하고, 말을 옆에 두고 차 한 잔 마시며 산과 들을 둘러본다.

한 환자는 이날 “마사에 들어가 말에게 손을 내밀어 당근을 간식으로 주려 했더니, 엄청나게 큰 머리를 칸막이 밖으로 내미는 모습에 잠깐 당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몇 번 해보니 ‘덩치만 큰’ 반려동물 같은 귀여움이 느껴졌다”고 했다.

“말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아직 생각이 나네요. 일상에 지친 내게 말을 거는 듯했어요.” 또 다른 환자도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사진=온종합병원]
렛츠런파크가 온종합병원 환자들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에도 호스피스 병동과 일반 병동 환자들을 초청해 ‘홀스테라피’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한국마사회는 이를 계기로 올해 4월, 부울경 여러 병원들로 프로그램을 확장했다. 부산노인전문제3병원(대표 서덕웅), 온종합병원그룹(대표 정근), 한사랑병원(대표원장 신진규), 휘림한방병원(병원장 방선휘) 등. 3000만원 공동기금도 조성하기로 했다. 홀스테라피 운영과 환자들 치료비 지원에 쓰겠다는 것.

송대영 부산·경남 본부장은 당시 “지난해 시범사업을 해봤는데 참여자들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며 “홀스테라피를 통해 많은 환자가 힐링을 얻고 말(馬)산업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도록 사업 규모를 (올해부터는)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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