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상품처럼 여길수록 ‘셀카 보정’ 잦아 (연구)

[사진=fotomaniya/gettyimagesbank]
셀카(셀피)를 찍는 행위 자체는 자존감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사진을 보정하는 습관이 있다면 자존감이 낮고 스스로를 상품처럼 보는 경향이 강한 것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셀카를 찍고 공유하는 행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적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셀카가 자존감을 훼손하고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고, 또 다른 연구들은 셀카가 자신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경감시키는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이런 와중에 최근 ‘아동과 미디어 저널(Journal of Children and Media)’에 실린 미국 연구팀의 보고에 의하면 셀카를 찍는 자체만으로 정신건강이 손상을 입지는 않으나, 사진을 보정한다면 이때는 자존감이 하락할 수 있다고 보았다.

애리조나대학교 연구팀은 14~17세 사이 여아 278명을 대상으로 셀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실험 대상 청소년들은 △셀카를 얼마나 자주 공유하는지 △앱을 비롯한 다양한 툴을 이용해 사진을 얼마나 자주 보정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또 셀카에 얼마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도 응했다. 사진을 선택하고 온라인에 공유하는데 드는 노력과 시간, 사진을 올렸을 때 주변 반응과 평판에 신경 쓰이는 정도 등의 여부다.

연구팀은 ‘자기 대상화’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자기 대상화는 본인을 사람보다는 사물 혹은 상품처럼 보는 행위다. 즉 자신의 행복이나 만족감을 기준으로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시각에서 어떻게 보일지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학생들에게 “나 스스로 행복해지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유형의 질문을 했다.

외모에 대한 불안 정도도 평가했다. △사람들이 자신을 볼 때 혹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부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 얼마나 초조해지는지 △자신의 외모를 얼마나 부끄럽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

조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 자신의 외모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걱정하고 사진을 보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는 학생일수록 자기 대상화를 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학생들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큰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연구팀은 단순히 셀카를 찍고 이를 SNS에 공유하는 행위 자체가 자존감을 하락시키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일부 학생들은 셀카에 찍힌 자신의 외모에 집중하기보다 현재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등을 공유하는데 더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셀카가 곧 외모에 집착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면 자기 대상화에 몰두하는 학생들은 셀카를 통해 비춰질 자신의 모습에 신경을 썼다. 연구팀은 셀카를 찍어 공유하는 문화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만약 어린 자녀가 있다면 아이가 셀카를 통해 무엇을 표현하려 하는지, 또 어떠한 점에 신경 쓰여 하는지에 관심을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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